서울 강북권에서도 실거래가 10억원을 웃도는 이른바 ‘10억클럽’ 아파트단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올 초까지 급등했던 강남권의 가격을 뒤쫓으며 갭 메우기에 성공한 모양새지만 강북 집값까지 10억원 안팎에 달하면서 무주택자들의 서울 내집 마련은 더욱 힘겨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부동산중개업소의 말을 종합해본 결과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래미안에스티움의 전용 84㎡도 지난달 말 10억3,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신길뉴타운 일대에서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류경숙 뉴드림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이후 호가가 올라 최근에는 10억5,000만원 정도는 돼야 거래가 가능하다”며 “전세 낀 물건만 아직 10억원에 거래되는 분위기”고 설명했다.
영등포구 당산동5가 당산래미안4차도 지난 3월 10억4,400만원에 계약됐다고 국토부 실거래 신고되면서 최초로 1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청량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 동대문구 전농동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 전용 84㎡가 지난달 말 10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3월 9억7,000만원에 계약된 후 이번에 10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개편, 양도세 중과 등 연이은 규제에도 10억클럽 신규 가입 단지가 속출하는 것을 일종의 갭 메우기 현상으로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에 비해 덜 올랐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서울 전체의 전반적인 집값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의 재건축 압박 등 고강도 규제로 수개월째 내리막을 걸었던 강남권 매매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 올랐다. 하락세가 시작된 4월 둘째주(-0.01%) 이후 석달여 만이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