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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안종범 문자·녹취파일 공개…정치권 청탁의 민낯

/사진=SBS




26일 방송되는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SBS 탐사보도와 김어준의 만남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코너, ‘블랙캐비닛’이 어디서도 공개된 적 없는 안종범 문자를 공개하며 오랜만에 찾아온다.

먼저 제작진이 어렵게 입수한 미공개 안종범 문자와 녹취파일들은 대부분 안종범이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시절, 정치권 유력인사들에게서 받은 인사청탁(?) 에 관한 내용들이다.

첫 번째 포문을 여는 주인공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다. 안종범과 유승민 전 대표는 TK출신의 위스콘신 대학원 동기로 개인적으로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당시 청와대와 척을 진 유승민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안종범 수석을 통해 10여명의 인사를 부탁하는 취지의 문자들이 다수 발견됐다.

“경북고 1년 선배인데 금융 쪽에 씨가 말라가는 TK죠...도와주시길”



지난 19대 대선을 8일 앞두고 모 일간지의 단독보도로 한차례 인사 청탁 의혹에 휩싸인 바 있는 유승민 전 대표는 “내정된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을 뿐”, “인사 청탁은 전혀 없었다.”며 강하게 부정, 이 사건은 당시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하지만 제작진이 입수한 안종범 문자내용에 따르면, 유승민 전 대표는 이후에도 자신이 추천한 사람을 신경 써 달라며 몇 차례 더 문자를 보냈고, 심지어 다른 자리에도 챙겨봐 달라며 부탁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발견했다.

이어 공개되는 안종범과 김무성 의원의 녹취파일에는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당대표던 시절, 안종범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누군가를 추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통해 문자가 아닌 말이 갖는 ‘청탁(?)’의 뉘앙스를 분석해 본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두언 전 의원은 “굉장히 세련된 화법”이라며 감탄, “김무성 의원은 문제가 되지 않게 말을 조심스럽게 하는 방법을 안다”고 평했다.

# 청와대 경제수석 자리가 뭐길래





이어 당시 친박계 의원들의 노골적인 청탁내용들도 방송을 탄다. 대체 왜, 인사권도 없는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온갖 인사 청탁의 문자들이 끊이지 않는걸까? 아무개를 ‘챙겨봐 달라’, ‘신경 써 달라’, ‘꼭 되게 해 달라’ 심지어 ‘잘리지 않게 해달라’ 등 노골적인 표현들과 ‘대선 공로자 리스트에 포함’, ‘대선불법선거 감시단 부단장’ 등 작은 인연까지 찾아 이력에 넣는 디테일함까지, 친박계 의원들의 낯 뜨거운 문자들도 가감 없이 공개될 예정이다.

# 장충기 문자에도 등장하는 이름들

장충기 문자와 마찬가지로 안종범 문자에도 언론계와 재계가 등장한다.

한 종편 기자는 “의원님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의원님께서 성원해주셔서 정치부 차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제 최종 인사발령은 의원님께 달렸습니다”라 며 읍소형 문자를 보냈는가 하면, 장충기에게 “염치 불구하고 사외이사 한자리 부탁합니다”라는 내용을 보내 언론인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낸 모 신문사 논설 실장은 안종범 문자에도 등장, 여기저기 자신의 퇴직 후 일자리를 부탁한 정황이 발견됐다.

또한 재계서열 10위권 내의 포스코 권오준 전 회장은 안종범에게 연구위원의 내부인사 조치내용까지 문자로 보고하는 등 대한민국 ‘철강 신화’를 쓴 포스코가 민영화 이후에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하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 ‘추천’은 어떻게 ‘청탁’이 되고, 또다시 반복 되는가

이번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24회는 경계가 모호한 우리 사회의 ‘추천’과 ‘청탁’사이를 조명한다.

우리는 왜, 우리가 속한 사회의 작동원리에 진정 참여할 수 없는가? 강원랜드 채용비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우리 사회의 “빽문화”, 시스템을 뛰어넘는 정치권의 인사 청탁 관행, 선거 때마다 이뤄지는 논공행상 등등 우리 사회에서 선의로 포장된 청탁을 근절할 대안은 무엇인지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편 이 날 ‘블랙캐비닛’에는 정두언 전 의원, 정청래 전 의원, 김태현 변호사가 출연하여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대한민국 정치판의 민낯을 제대로 들려줬다는 후문이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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