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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5분만 충전해도 부산~평양 쌩쌩…충전소 부족, 3~4년내 해결 기대

전기차 아성에 도전하는 수소차





“내연기관의 시대는 끝났다.”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배출가스 조작사건, 이른바 ‘디젤 게이트’를 계기로 자동차의 동력원을 엔진에서 모터로 바꾸겠다고 선언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간 친환경차 대전(大戰)이 치열하다. 폭스바겐그룹·다임러그룹은 물론 도요타와 GM 등 기존의 친환경차 강자들도 잇따라 추가 모델 개발에 나섰다. 여기에 혜성같이 등장한 테슬라가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전기차 전성시대다. 하지만 수소연료전기차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가 대표적이다. 5분이면 충전 가능하고 60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모터를 구동시키고 배출되는 것이라곤 물밖에 없다. 자연스레 미래 친환경차의 패권이 결국 수소차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와 수소차의 병행 개발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있다. 당장 일반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가 7기에 불과하다. 수소 시장의 가격 역시 아직 형성되지 않을 정도로 인프라가 미약하다. 수소경제를 이끌 선두주자인 수소차의 경쟁력을 전기차와 비교해봤다.

◇친환경차 주인공은 나야 나=환경적인 측면만 보면 단연 수소차가 진정한 친환경차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핵심 작동원리는 같다. 차이점은 전기차가 외부 전기를 차량 내부에 탑재된 배터리에 충전하는 반면 수소차는 수소탱크에 주입한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어낸다는 정도다. 최종 동력원은 전기인 셈으로 전기차와 수소차는 모두 공해배출물이 없다. 다만 수소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이유는 전기생성 과정에 숨겨진 비밀이다. 현재 가장 진화한 수소차로 평가받는 현대차의 넥쏘에는 3단계 공기정화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물을 만들려면 순수한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 유입된 공기는 우선 공기필터를 거치면서 초미세먼지의 97% 이상이 걸러진다. 이후 건조해진 공기를 촉촉한 공기로 바꿔주는 가습막을 거치고 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3%의 초미세먼지도 제거된다. 넥쏘 한 대가 한 시간 운행할 때 정화되는 공기의 양은 26.9㎏. 이는 성인 42.6명이 한 시간 동안 호흡하는 공기와 맞먹는다. 넥쏘 10만대가 하루 2시간을 달리면 서울특별시 전체 인구(985만명)의 86%에 해당하는 845만명이 한 시간 동안 숨을 쉴 수 있는 청정산소가 형성되는 셈이다.

수소차와 달리 전기차가 외부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충전해야 하는 점도 수소차의 손을 들어주는 요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기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포함하면 전기차에 친환경차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자동차공학회에 따르면 연료제조 과정을 포함할 경우 전기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가솔린을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26%가량 적다. 휘발유를 만들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전기를 생성하는 데 드는 배출량이 3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현실 고려하면 전기차 우세=깨끗한 공기만을 생각해서 차를 구매할 수는 없다.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가격부터 성능·편의사양·안전성 등 차를 한 대 살 때 고려하는 사항만도 수십 가지에 달한다. 친환경차의 경우 특히 충전시설을 포함한 인프라가 차량 구매의 결정적 요소다.



자동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성능 측면에서 보면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지향점이 다르다. 배터리 탑재 용량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전기차는 어지간한 스포츠카를 넘어서는 동력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테슬라의 고성능 모델인 모델S P100d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6초에 불과한 것이 단적인 예다. 보급형 모델로 한정하더라도 테슬라의 모델3가 204마력의 힘을 내뿜는 반면 현대차 넥쏘의 최고출력은 154마력에 불과하다.

반면 충전시간과 주행가능 거리에서는 수소차가 단연 앞선다. 현재 40kwh의 배터리를 장착한 일반적 전기차들은 한 번 충전으로 300㎞ 중반대를 달릴 수 있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30분 안팎, 완속충전 시에는 4시간 이상이 걸린다. 기온에 따라 실제 연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가 벅찬 수준이다. 그러나 수소차의 대표주자인 넥쏘는 5분 만에 수소탱크를 다 채우고 609㎞를 달릴 수 있다. 부산에서 출발하면 서울을 거쳐 평양까지도 거뜬히 갈 수 있는 수준이다.

핵심 요소인 가격은 넥쏘의 경우 트림에 따라 7,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테슬라 모델3의 미국 판매가격은 3만5,000달러 안팎으로 넥쏘 가격의 절반 수준인 3,700만원 내외다. 물론 보조금은 수소차가 월등하다. 국고보조금만 놓고 보면 수소차가 2,250만원으로 전기차(최대 1,200만원)의 두 배 이상 된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도 수소차가 1,000만~1,250만원으로 전기차의 500만~1,200만원보다 혜택이 크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수소차의 결정적인 한계로 꼽힌다. 현재 전국에서 일반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는 7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서울과 울산·광주·창원 등에 국한돼 있는 실정이다. 올해 말까지 지자체가 추가로 열 곳의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신규 충전소 역시 울산·광주·창원 등에 몰려 있다.

◇3~4년 내 수소차 시장 개화 예상=지난 3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넥쏘는 6월 말 현재 총 179대가 국내 시장에 판매됐다. 사전예약에 1,200대가 몰렸지만 정작 인프라의 한계와 보조금 고갈로 실제 판매로 이어진 물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오는 2022년 수소차의 국내보급 대수 1만5,000대를 목표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전국에 310곳의 충전소를 설치하는 한편 보조금도 추가로 편성할 방침이다. 그렇다고 당장 수소차가 전기차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특성이 다른 만큼 상이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는 스포츠카나 승용차, 도심주행을 위한 차량에 적합한 반면 수소차는 연료탱크 탑재가 용이한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상용차에 강점이 있다”면서 “정부가 수소차뿐 아니라 1만대 수준인 전기차도 2022년에 35만대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만큼 수소차와 전기차 시장이 모두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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