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생산에 이어 기업 심리에 이르기까지 주요 경제지표에 줄줄이 빨간불이 들어왔다. 설비투자는 지난 2000년 이후 18년 만에 4개월 연속 쪼그라들었고 산업생산은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 투자심리도 17개월 만에 최저여서 이대로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달 대비 5.9%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3월부터 감소세다.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00년 9~12월 이후 처음이다. 생산도 줄었다. 지난달 전 산업생산은 자동차·화학 분야가 급락하며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기업의 투자심리도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2월(74)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다. 하락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2015년 6월(-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특히 제조업 업황 BSI가 74로 전월 대비 6포인트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지표에 전방위로 위험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적폐청산과 규제로 대기업은 투자의욕이 꺾였고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예상보다 빠르게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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