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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에 발목 잡힌 韓 강관...수출 역성장





국내 파이프(강관) 상반기 수출이 큰 폭의 역상장으로 고꾸라졌습니다. 핵심 시장인 미국 내 인프라 경기 호황에 힘입어 수출량이 전년 대비 70% 넘게 뛰었던 작년과 대비됩니다. 미국이 쿼터제를 꺼내들면서 생긴 일인데요. 이미 상반기에 쿼터를 거의 다 채운데다 미국이 개별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고 있어 하반기 수출 감소 폭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강관 수출량은 119만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때보다 26.6% 줄어든 수치입니다. 75%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한 것인데요.

금액 기준으로 봐도 감소세는 뚜렷합니다. 상반기 누적 수출 규모는 13억8,6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8% 넘게 줄었습니다.

강관업체의 수출량이 급감한 것은 핵심 시장인 미국이 무역장벽을 쌓은 탓입니다. 현지 인프라 경기 호황을 타고 지난해만 전체 수출 물량 중 65%가 미국을 향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올 초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쿼터제를 수용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한국 강관업체의 수출이 지난해의 51% 수준으로 제한된 것입니다. 월별 누적 대미 강관 수출량 감소세가 지난 3월부터 7.1%, 12.7%, 25.6%, 39.5%로 불어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현지 인프라 투자 바람을 타고 미국 내 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수출 물량이 더 급격하게 줄어든 터에 피해를 상쇄하지 못했습니다. 실제 대표 강관 제품인 송유관의 지난해 대비 가격 인상 폭은 15% 수준으로 수출 물량 감소세를 훨씬 밑돕니다.

상반기에 쿼터를 대부분 소진한 탓에 하반기 수출폭은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7월 기준 전체 강관 제품은 쿼터의 92%를 채웠습니다. 품목별 수출량을 보면 주요 수출품인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의 경우 각각 제한 물량의 95%, 90% 수준에 달합니다. 내년 치 수출이 재개되는 오는 10월께까지는 미국 수출이 사실상 끝났다는 얘기죠. 강관업계의 한 관계자는 “쿼터가 작동하는 시점을 미국이 다른 나라에 추가 관세 부과를 적용하는 5월로 예상했지만 미국이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면서 “쿼터 적용을 앞두고 업체들이 예년 이상으로 수출한 탓에 일찌감치 쿼터를 채우게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쿼터와 별개로 개별 강관제품을 향한 미국의 조준사격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상무부는 4월 대미 수출 유정용 강관 1위 업체인 넥스틸에 75.81%의 관세를 매긴 바 있습니다. 뒤이어 스탠더드강관과 송유관을 향해서도 최대 30.85%, 18.77%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내년 들어 쿼터가 갱신되더라도 개별 철강재에 고율의 보복관세가 계속되면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입니다. 현지 시장 상황이 워낙 좋아 쿼터만큼은 수출하겠지만 개별 제품에 보복 관세가 붙으면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미국은 이미 모든 강관제품을 공격하기 좋게 판까지 깔아놓았습니다. 미국은 정부 보조금을 받은 열연(포스코)이 폭넓게 유통된다는 점 등을 들어 한국 철강 시장을 비정상(PMS·특정시장상황)으로 분류하고 이를 가져다 만든 제품도 문제가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강관의 핵심 원재료가 열연인 만큼 이 논리대로라면 모든 강관제품이 사정권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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