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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 '라이프' 염혜란, 김비서 가니 '현실비서' 왔네

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김비서’가 가고 현실에 꼭 있을법한 ‘강비서’가 왔다. 탁월한 업무 능력에 따뜻한 인간미까지, 누구나 탐낼 ‘진짜 커리어우먼’을 소화하고 있는 엄혜란 이야기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에서 염혜란은 상국대학병원 총괄팀장 강경아 역을 맡았다. 전문경영인으로서 총괄사장에 부임한 구승효(조승우 분)와는 예전부터 손발을 맞춰 온 비서이자 가장 신뢰받는 동료이기도 하다.

/사진=씨그널 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강경아는 자본 논리로서 병원을 재단하는 구승효가 의료진과 갈등을 빚을 때마다 빠른 판단과 정확한 일처리로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고 있다. 사방에 적을 두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구승효가 의지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앞서 구승효가 필수과의 인력을 최소한만 남기고 지방 파견할 것을 추진할 당시, 전화로 언쟁을 벌이던 구승효를 도운 것도 강경아였다. 구승효가 놓친 필수과를 입모양으로 얘기해주고, 의료법 3조 3항을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데서 호흡이 엿보였다.

병원 게시판에 구승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게시물이 등장하자 작성자의 데스크톱 IP를 추적하고 자료 유출 경위를 파악하는 장면에서도 활약이 돋보였다. 새롭게 도입된 바코드 리더기를 구승효 대신 설명하는 것쯤은 예삿일이다.

단순한 조력을 넘어 구승효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병원 내 의료사고를 접한 후 다른 병원의 사례를 들던 그는 “저도 엄마다 보니까 자식 부검 안 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만약 제가 죽었다면 ‘억울하다, 부검해 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해 구승효가 고뇌를 끝내고 환자 보호자에게 연락하게 만들었다.

강경아가 매력적인 건 프로페셔널함에 현실성을 더했다는 점 때문이다. 구승효가 ‘수술실 가동률 90% 이상’을 요구하자 “사장님이야 ‘올려라’하면 끝이지만 저는 어떡하냐. 저도 병원 일은 처음이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둘의 친밀감을 드러내면서 각 인물에 입장에 현실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줬다.

/사진=JTBC




동시에 구승효의 인간미를 이끌어내고 분위기를 환기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항상 진지하고 집중하는 구승효도 강경아 앞에서는 한결 누그러지게 된다. 강경아가 구승효와 대립하는 예진우(이동욱 분)을 보고 “조각이다” “만찢남이다” 등의 반응을 할 때 나오는 구승효의 언짢은 표정은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가 됐다.

염혜란은 앞서 강경아를 연기하면서 “단순한 비서를 넘어 구승효와 손발이 척척 잘 맞는 사이라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털털해 보이지만 상황판단이 빠르고 기민한 사람이라 그 균형을 맞추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염혜란은 극 중 강경아와 구승효의 사이처럼 조승우와 더할 나위 없는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동료처럼 손짓이나 눈짓 한 번에도 서로가 원하는 바를 찾아내고 지체 없이 반응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가 빛나는 ‘라이프’에 걸맞은 호흡이다.

염혜란은 앞서 눈에 띄는 역할 소화력과 연기력으로 다수의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주목받았다. ‘도깨비’ 은탁 이모, ‘슬기로운 감빵생활’ 해롱이 엄마, ‘무법변호사’ 이혜영 그림자 등 최근 브라운관에서의 존재감이 특히 대단했다.

‘라이프’는 병원 내 인간 군상이 지닌 욕망과 양심, 죄책감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한 조직이 가진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염혜란은 그 중 이수연 작가 작품 특유의 전문성과 현실성을 높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 날카롭고도 묵직한 열연으로 ‘탐나는 비서’가 된 그가 앞으로 보여줄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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