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15일 오전9시께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백 비서관에게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얼마나 알고 있었으며 드루킹의 인사청탁과 관련해 어떻게 조치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백 비서관은 지난 3월 드루킹 김동원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청탁한 도모 변호사를 면담한 인물이다. 특히 드루킹이 경찰에 체포된 직후 도 변호사에게 만나자고 전화한 것으로 알려져 드루킹과 정권의 연관관계를 청와대 차원에서 덮으려는 시도가 있었던 게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드루킹과 김 지사를 이어준 송인배 정무비서관을 11일 조사한 데 이어 이날 백 비서관을 소환함에 따라 드루킹 일당과 관련된 주요 인물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김 지사의 신병처리에 대한 결정만을 남겨둔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이번주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특검이 김 지사에 대한 두 차례 조사를 끝낸 직후 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드루킹이 김 지사와의 대면조사에서 여러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특검은 논리를 다시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했다. 특검 내부에서는 김 지사가 드루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하고 인사를 미끼로 활용한 정황이 뚜렷한데도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불구속 수사로 끝마칠 수는 없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특검이 김 지사 구속에 성공하면 수사 기간 연장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검이 기간 연장을 신청하면 승인권자인 대통령이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 기간이 연장되면 최근 송 비서관이 시그너스CC에서 급여로 수억원을 수령했다는 의혹처럼 추가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 허 특검은 오는 22∼23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중간 수사 결과를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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