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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처럼 유연한 내시경 수술로봇 개발

KAIST, 원격 동물실험 성공

KAIST 연구진이 케이-플렉스를 조종해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AIST




국내 연구진이 우리 몸을 유연하게 돌아다니며 수술하는 원격 내시경 수술로봇을 개발하고 동물 실험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미래의료로봇연구단이 개발한 ‘케이-플렉스(K-FLEX)’는 입, 항문, 요도 등의 통로를 따라 뱀처럼 유연하게 삽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몸속을 자유롭게 관찰하다가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손가락처럼 생긴 초소형 로봇 팔이 나와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도구가 곧아서 피부를 째거나 잘라야 하는 기존 수술로봇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체 내부 절개만으로 수술할 수 있어 세균 감염이나 합병증 등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강한 소형 관절 기술도 로봇에 접목했다. 기존 장비보다 절반 가까이 크기를 줄이면서도 초소형 로봇 팔이 내는 힘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렸다. 내시경 모듈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국내 기술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지난달 돼지 담낭을 절개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휘어지는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을 돼지 배를 통해 삽입하고서 병변이 있는 간과 담낭으로 접근시켰다. 이후 직경 3.7㎜의 소형 수술 도구가 간을 젖히며 수술을 위한 시야 확보를 한 뒤 간과 담낭 사이를 절제했다. 모든 수술 과정은 내시경 앞부분 카메라를 통해 송출된 돼지 신체 내부를 살피며 원격 조종 장치를 통해 진행했다.

연구팀은 앞서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열린 ‘서지컬 로봇 챌린지 2018’(Surgical Robot Challenge 2018)에서 베스트 애플리케이션 어워드와 오버롤 위너상을 받았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이뤄졌다.

권동수 KAIST 교수는 “유연한 내시경 로봇을 살아있는 동물 복강 안에서 국내 최초로 작동시켜 수술 단계까지 진행했고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지엔도 서지컬(EasyEndo Surgical Inc.)이라는 수술로봇 회사를 세워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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