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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세종대 한·중 외교서 '봉사조선창화시권' 국보 승격

'비해당 소상팔경시첩' 국보, '이익태 지영록' 보물 예고

보물 제455호 신라 금귀걸이는 명칭과 대상 유물 변경

봉사조선창화시권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 세종대 집현전 학사로 활동한 정인지·신숙주·성삼문이 1450년 중국 사신 예겸(倪謙, 1415∼1479)과 주고받은 시를 모은 문서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보물 제1404호 ‘봉사조선창화시권’(奉使朝鮮倡和詩卷)과 보물 제1405호 ‘비해당 소상팔경시첩’(匪懈堂 瀟湘八景詩帖)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봉사조선창화시권은 1450년 즉위한 명나라 경제(景帝)가 내린 문서를 전달하러 조선에 온 한림원시강(翰林院侍講) 예겸과 집현전 학사들이 문학 수준을 겨루며 쓴 시 37편이 수록돼 한중 외교사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은 친필이 거의 전하지 않아 이들이 다양한 서체로 쓴 글씨가 남은 봉사조선창화시권은 서예사 연구에서도 귀중한 자료다. 본래는 책 형태였으나, 청나라 때 16m 길이 두루마리로 다시 만들었다. 1958년 경 국내로 들어와 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 등 당시 쟁쟁했던 문화재 애호가와 학자들의 감정을 받았다. 그때 작성된 감정기록이 지금도 전해오고 있어 작품의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비해당 소상팔경시첩은 세종 셋째 아들인 비해당 안평대군이 1442년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주제로 당대 문인 21명이 쓴 글을 모은 유물이다. 소상팔경은 중국 후난성 소상(瀟湘)의 여덟 가지 아름다운 풍경을 뜻한다. 이영서가 집필한 서문에 따르면 이 시첩은 중국 남송 영종(재위 1195∼1224)의 소상팔경시를 얻은 안평대군이 영종 시를 베끼고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군신들에게 시를 짓게 해 탄생했다. 봉사조선창화시권에 글씨를 남긴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외에도 박팽년, 안숭선, 이보흠, 최항이 제작에 참여했다. 비해당 소상팔경시첩은 중국 문물을 수용해 독자적 문화로 발전시켰고, 왕실과 사대부 계층 문화 향유 양상을 보여주며, 조선 전기 명사들의 필적이 남은 드문 자료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시대 서적인 이익태 지영록(知瀛錄)과 조선시대 불상들인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서울 칠보사 목조석가여래좌상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립제주박물관 소장품인 이익태 지영록은 이익태(1633∼1704)가 1694년 7월부터 1696년 9월까지 제주목사로 활동하면서 업무와 행적, 제주 역사를 기록한 책. 보물 제652호인 이형상의 ‘남환박물지’(南宦博物誌)보다 작성 시점이 8년 빠른 제주도 최초 인문지리지로 알려졌다.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과 칠보사 목조석가여래좌상은 모두 17세기 불상이다. 불암사 불상은 높이가 67㎝로, 조각승 무염을 포함해 5명이 1649년 완성했다. 연꽃과 불꽃 문양으로 장식한 보관(寶冠)과 비례가 알맞은 신체가 특징이다. 칠보사 불상은 광해군 부인 문성군부인 유씨가 친정 부모를 위해 발원한 왕실 사찰인 자수사와 인수사에 1622년 봉안한 불상 11점 중 하나로 추정된다. 17세기 유명한 조각승들이 합작해 만든 작품으로, 단정하고 인자한 인상이 돋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 지정 이후 대상 유물이 변경됐다는 의견이 제기된 신라 금귀걸이 두 점에 대한 명칭 교체와 신규 지정 예고 작업도 마쳤다. 보물 제455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는 1967년 지정 당시 명칭이 ‘태환이식’(太環耳飾·굵은고리 귀걸이)으로 출토지가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보물 제454호와 제456호가 모두 노서동 고분 출토품이어서 보물 제455호도 노서동 금귀걸이로 인식해 지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보물 지정 직후 출간된 각종 자료에는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와 크기, 형태, 제작 기법이 유사한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 사진이 실렸고, 결국 문화재청은 2009년 국보와 보물 명칭을 개선할 때 보물 제455호를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로 명명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보물 제455호 명칭과 대상 유물을 다시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로 바꾸고,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는 새롭게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국보와 보물 지정은 30일간 각계 의견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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