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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中 '일대일로' 압박에 실익 지킨 마하티르 총리..한국, 교훈삼아야"

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比도

국제 재판소 제소 등 당당히 대처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를 계기로 중국의 ‘힘의 외교’의 쓴맛을 호되게 본 반면 중국의 노골적인 압력에 당당하게 대처해 실익을 챙긴 국가들도 적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이 이들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무리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공세에 굴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며 현명한 국익 외교를 펼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의 최근 방중 행보는 국제사회에서 큰 화제를 낳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7~21일 방중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 최대의 국가 프로젝트인 말레이시아 투자사업 동부해안철도(ECRL) 계획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중국은 마하티르 총리에게 투자와 경제 지원을 약속하면서 사업 중단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확고한 그의 입장에 결국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말레이시아가 중국의 우회적 압박에도 무리한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며 실익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미중 무역전쟁 상황에서 우군 확보가 절실한 중국의 맹점을 활용해 노련한 외교 행보를 보인 결과다. 마하티르 총리는 재정여건을 들어 사업 중단의 필요성을 설득하면서도 격랑의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며 시진핑 지도부를 안심시켰다.

프로젝트 중단을 빌미로 중국이 말레이시아 압박에 나선다면 다른 동남아의 일대일로 사업은 물론 국제사회의 여러 이슈에서 많은 우호국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도 주효했다. 외신들은 마하티르 총리가 “우리는 새로운 식민주의의 등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통해 거대 자본을 무기로 주변국들을 몰아붙이는 중국의 신패권주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점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한 데 따른 후폭풍으로 중국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았던 노르웨이는 중국의 연어 수입 금지에 맞서 수출국 다변화를 통해 역풍을 헤쳐나갔다. 유럽연합(EU)과 한국을 비롯해 홍콩·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늘려나간 덕에 노르웨이는 중국의 6년간 연어 수입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연간 연어 수출액 65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국제 법정 싸움까지 간 필리핀도 자존심을 지키며 실익을 챙긴 대표적인 사례다. 2012년 남중국해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에서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필리핀 전함과 중국 초계함이 충돌하자 중국은 자국민의 필리핀 관광을 중단시키고 필리핀 바나나 수입마저 금지시켰지만 필리핀은 국제 중재재판소를 통한 영유권 분쟁에서 승소 판정을 얻어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선 후 중국과 미국의 갈등 상황을 활용해 중국에 화해의 손을 내밀면서 바나나 수입 금지 조치 해제 성과를 얻어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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