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005930) 주가 약세에 크게 영향을 미친 공매도 물량이 최근 들어 뚝 떨어졌다. 향후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공매도량은 최근 1개월간(7월27일~8월27일) 하루 평균 38만5,052주로 재상장 직후 1개월(5월4일~6월5일)간 일 평균인 124만4,434주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633억4,879만원에서 174억5,163만원으로 역시 세 배 이상 낮아졌다. 일별 수치를 봐도 하루에 많게는 342만주(5월15일)의 대규모 공매물량이 쏟아졌던 데서 2만6,000주(7월30일)로 감소하는 등 확연한 진정세다.
공매도량이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 주가 약세의 주된 원인으로 수급 불안이 꼽혔기 때문이다. ‘큰손들이 갑자기 불어난 삼성전자 주식을 정리하느라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것이 그간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그러다 보니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아무래도 수급 불안이 삼성전자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실적과 업황 전망만으로 최근의 하락세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7분기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지만 올 2·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올랐고(5.71%) 꾸준히 제기되는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에 반박하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되나 하락폭은 11%에 불과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D램보다 낸드(NAND)를 통해 경쟁사를 견제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내년 D램 제조사들의 전반적인 이익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 연구원은 “D램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점”이라고 덧붙였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반도체 주가는 이익 급감을 선반영했다”며 “D램 공급 초과와 관련해서도 삼성전자가 공급을 늘리는 방식을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D램 생산업체들은 보수적인 공급 대응으로 D램 수급을 깨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17조3,140억원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최근의 공매도 감소는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가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음을 의미한다. 한동안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의 매매 동향도 변했다. 최근 1개월 동안 외국인은 2,283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최근 3개월간 1조원 넘게 순매도했던 데서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0원(0.54%) 오른 4만6,5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0일 장중 52주 신저가(4만3,500원) 기록에서 소폭이나마 회복됐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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