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기존 5일이던 무급(無給) 연차 휴가를 올해부터 8일로 연장했다. 연차의 총량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체감 휴가는 사흘 더 늘어난 셈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직급별로 상반된 반응이 나온다. 팀장급 이상 고참급 중에는 휴가 대신 수당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연차 휴가를 다 소모하지 않으면 부서장 실적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일단 반차 등을 내기는 하지만 초중고교 자녀가 있는 경우 주중에 휴가 일정을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연차 휴가나 반차를 내도 마땅히 갈 데도 없고 기껏해야 서점이나 극장에서 시간을 보낼 뿐이기 때문에 차라리 예전처럼 수당으로 보전해주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면서 “금융위가 돈줄(예산)을 조여 연차수당 줄 돈도 없어져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반응도 없지 않다. 반면 팀장 이하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이다. 특히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이후 일요일 근무가 대폭 줄어든 데 이어 연차까지 늘면서 근무 강도가 세기로 유명했던 금감원 조직문화가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휴일 근무를 당연시해온 고참급 세대와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게 익숙한 젊은 세대 간 시각차를 좁히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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