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일부 여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결심 공판에서 “극단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수십 차례 여배우들을 성추행했음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검찰은 신상정보 공개와 보호관찰 명령 등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특히 일반적으로 체육인들이 하는 안마 방법이라고 주장하는데, 대체 어디에서 사타구니 부분을 안마시키는 것이 통용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되지 않았거나 증인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이 당한 범죄를 두고도 “그런 부분도 상습성을 판단하는 데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들의 변호인도 “피해자들은 열정을 모두 바친 연희단거리패의 수장인 피고인으로부터 평생 지우지 못할 엄청난 피해를 당했고 지금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음에도 범죄를 눈감을 수 없었던 피해자들은 늦었지만 피고인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여성 연극인 A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A씨는 “이윤택 씨로부터 19살이던 2001년과 2002년 두 번의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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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인은 앞서 공개된 여러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자신 역시 ‘성기 안마’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거부하면 선배들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A 씨는 성기 안마뿐만 아니라 황토방과 여관방에서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성폭행 사실은 어머니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이후 피해자와 피해자의 어머니는 이윤택을 만났으나 “사랑해서 그랬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연극으로 고통을 잊어보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1년 후 한 차례 더 성폭행을 당해 겉잡을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가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며 자신이 가졌던 그 생각과 내뱉은 말을 철회하길 바란다”는 말로 장문의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윤택의 성추행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씨를 회원에서 제명했고, 한국연극협회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 전 감독 측은 이런 행위가 추행이 아닌 독특한 연기지도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권준영기자 kjyk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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