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은 자신의 금융성적표다. 좋은 성적표를 갖고 있어야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고 원하는 회사에 입사할 수 있듯이 신용등급이 좋으면 향후 자신이 원하는 금융(대출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신용등급은 기본적으로 1~10등급으로 분류되며, 1~3등급이 고신용자, 4~6등급이 중신용자, 7~10등급이 저신용자다. 차를 사고, 집을 마련하고, 기타 필요한 자금을 무리 없이 잘 대출 받기 위해선 신용등급을 사회초년생일 때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 관리 원칙은 간단하다. 연체를 일으키지 않고 높은 금리의 대출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신용등급에 대한 오해도 몇 가지 있으니 풀어볼 필요도 있다.
신용등급은 다른 말로 해서 금융소비사자가 돈을 잘 갚을 능력과 의사가 있는지를 평가한 결과다. NICE평가정보, 코리안 크레딧 뷰로(KCB)와 같은 신용평가기관에서 카드사용내역, 대출 등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해 이 같은 성적표를 금융기관과 비금융기관 등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금융소비자는 이들 두 신용평가기관의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방문해 무료신용조회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간편송금 핀테크 업체 토스 등 금융소비자 스스로 쉽고 빠르게 자신의 신용등급을 무료로 조회할 수 있는 기능도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해줄 수 있다.
우선 신용등급에 대한 몇 가지 오해부터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일단 4등급부터가 중신용자라고 해서 4등급이 통상 낮은 수준은 아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1~2등급을 최우량등급, 3~4등급을 우량등급, 5~6등급을 일반등급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최우량등급은 오랜 신용거래 경력과 다양하고 우량한 신용거래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로 규정하기 때문에 오랜 경력이 없는 사회초년생은 당연히 1~2등급을 기록할 수 없다. 반대로 우량등급은 활발한 신용거래 실적은 없으나 꾸준히 우량한 거래를 지속하면 상위등급 진입이 가능하고 부실화 가능성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초년생으로서 3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면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스스로 평가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관리를 유지하면 된다. 4등급이라면 앞으로 신용관리에 신경 쓰면 된다. 다만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일보다 올리는 게 더 힘드니 처음부터 떨어뜨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더 좋다.
금융소비자가 신용등급을 올리는 방법은 네 가지 정도로 추려볼 수 있다. 첫째, 휴대폰요금 등 공공요금 성실납부실적을 제출한다. 통신요금,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을 6개월 이상 성실 납부한 실적을 신용평가기관에 제출하면 5~17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가점이란 신용평점 만점 1,000점 중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가점이 따라서 큰 편이라 보기 어려운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금감원과 신용평가기관은 공공요금 성실납부자에 대한 가점 폭을 대폭 확대할 예정으로 이 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햇살론 등 서민금융 대출금을 성실상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대출을 1년 이상 성실히 상환하거나 대출원금 50% 이상을 상환하면 5~13점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대학 또는 대학원 재학 시 받은 학자금대출 성실상환은 현행 상 가장 큰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연체 없이 1년 이상 성실 상환 경우 5~45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45점은 코리아크레딧뷰로에 서류를 제출할 때만 해당한다.
체크카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도 한몫을 한다. 체크카드를 연체 없이 월 30만원 이상 6개월 사용하거나, 또는 6~12개월 동안 지속 사용할 경우 4~40점의 높은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체크카드 가점은 신용평가기관이 금융사로부터 체크카드 사용실적을 통보받아 부여하므로 본인이 별도로 사용실적을 제출할 필요는 없다. 신용카드도 이 같이 연체 없이 잘 활용하면 신용등급 상승 및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한편 사회초년생은 신용카드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하며 의도치 않게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 카드에 자동이체를 걸어놨지만 가끔 일부 금액이 부족해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다. 다만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루 이틀 정도 연체가 된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떨어지진 않는다”며 “보통 결제대금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5일이 지나면 연체자로 등록된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를 통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이용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현재 자신이 꺼내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다는 것은 당연히 신용등급 하락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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