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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비판 저서·익명기고에 비틀거리는 ‘트럼프의 제국:백악관’

고위 관료의 NYT 익명칼럼 워싱턴 정가 뇌관

'화염과 분노', 코미 전 FBI 국장, 오마로자 저서 등 주장 한결같아

"거짓말쟁이 부도덕, 정신상태 의구심" 등 묘사

"충동적이며 적대적"..대통령직 부적합 비판

CNN "이 정도로 일관적이면 사실외엔 설명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도덕적으로 부적합하고 미국의 기본 가치를 위협하는 거짓말쟁이.” “충동적이며 적대적이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정신상태인지 의구심이 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백악관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 책과 내부자 출신 익명칼럼에서 묘사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다. 참으로 한결같다.

지난 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폭로한 ‘현직 고위관리’의 뉴욕타임스(NYT) 익명칼럼 파문이 워싱턴 정가를 통째로 뒤흔들어 놓고 있다. 바로 전날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백악관 내부의 혼란을 폭로한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 내용이 공개되면서 원펀치를 맞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칼럼으로 그로기에 몰리는 모양새다.

앞서 트럼프 정부 고위관리라고 밝힌 글쓴이는 ‘나는 트럼프에게 저항하는 레지스탕스(저항군)의 일원’이라는 칼럼을 통해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와 최악의 성향을 막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는 정부 고위당국자들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뉴욕타임스(NYT) 빌딩 앞을 한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충동적이고 적대적이며 사소하고 비효율적”이며 “그의 충동적 성향 때문에 마지막까지도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백악관과 내각의 상당수 인사는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매일같이 불신하면서 “본인의 업무를 그의 변덕에서 보호하려 애쓴다”고 전했다.

충격적인 내용도 전했다. 관료들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집권 초인 지난해 그를 탄핵하는 가능성에 대해 검토했다는 내용이다. 익명의 기고자는 “다수가 목격한 이런 불안정성 때문에 집권 초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복잡한 절차에 대한 ‘수정헌법 25조’를 언급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다만 헌정상 위기를 원치 않아 임기까지는 정부를 올바로 움직이는 데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5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 서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성격과 거친 언사, 인종차별적인 태도를 고발한 것은 이번 익명의 칼럼뿐만이 아니다. 저명한 언론인, 전직 백악관 참모 등 그들이 출간하는 책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 관료로서의 삶이 얼마나 ‘극한 직업’인지 그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오는 11일 공식 발간할 예정인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보좌진과 행정부 각료들을 향해 “쥐새끼”와 같은 욕설과 조롱을 서슴지 않았고, 그의 최측근들 역시 충동적이고 지식이 부족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주변에 쏟아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이 책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마다 쏟아내는 트윗 폭탄에도 참모들은 심각한 경계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현 정부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인 프리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올리는 침실을 “악마의 작업장”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폭풍 트윗’을 날리는 이른 아침이나 일요일 저녁을 “마녀가 돌아다니는 시간”이라고 각각 부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방송에 함께 출연한 인연으로 백악관 참모로 발탁됐다가 최근 사임한 오마로자 매니골트 뉴먼(43) 역시 출간을 앞둔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던 당시 N 단어를 자주 사용했으며 이를 입증할 테이프도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N 단어는 흑인을 ‘검둥이’로 지칭하는 ‘니그로(negro)’, ‘니거(nigger)’등의 단어를 통칭한다. 매니골트 뉴먼은 백악관에서 근무할 당시 유일한 흑인 참모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CNN은 “흑인 여성을 동물로 칭한 것은 (일반적인 모습의) 대통령이 통상 쓰는 언어와 큰 괴리를 보여주는 것일뿐더러 가장 심하게 보면 성적, 인종적 언급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출간된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EPA연합뉴스


사실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 첫 번째 책은 지난 1월 5일 출간된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다. 이 책에는 백악관 고위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정신상태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인 마이클 울프는 미국 CNN, 영국 BBC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인들은 100% 그의 지능과 대통령 자격을 의심하고 있으며 그를 어린아이 같다고 평가한다”며 “이 책에 실린 폭로가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두 가지 자산은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정말 똑똑하다”고 자화자찬을 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4월 출간된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회고록인 ‘더 높은 충성심: 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도 백악관 내부의 민낯을 폭로해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사례다. 지난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둘러싼 갈등 끝에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이 쓴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 입성하기에 도덕적으로 부적합하고 미국의 기본 가치를 위협하는 충동적인 거짓말쟁이’로 묘사하고 있다.

CNN은 “밥 우드워드가 묘사한 혼란스러운 백악관 내부 모습은 그간 주류 언론이나 마이클 울프의 책, 오마로자의 회고록 등에 등장한 모습과 놀랍도록 일치한다”며 “이 같은 일관성은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다’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AP연합뉴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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