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가 석탄 화력발전소 신규 개발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미 보유한 화력발전소 지분도 오는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루베니는 석탄 화력발전을 위한 신규 개발을 원칙적으로 하지 않기로 정했다. 또 기존에 보유한 총 300만㎾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 지분을 2030년까지 반으로 축소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3기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마루베니는 대신 인력과 자금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입해 전체 발전 출력에서 차지하는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현재 10%에서 2023년까지 20%로 늘릴 계획이다.
마루베니는 지난 1958년에 설립된 일본의 대표적 종합상사로 다른 상사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전력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총 1,200만㎾ 규모의 발전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출력 합계는 일본 전력회사인 주고쿠전력보다 크다.
마루베니가 화력발전 신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업들에 환경에 대한 배려 등을 요구하는 ‘ESG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기업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기업에 투자할 때 이익률과 현금흐름 등 수치정보 외에 이 같은 요소들에 비춰 ‘좋은 기업’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익 등의 재무제표가 과거 성적을 나타내는 반면 ESG가 뛰어난 기업은 사회발전 기여도와 미래의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은 환경 부하가 높은 기업의 주식을 사지 않는 ESG 투자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실제 아일랜드 정부펀드는 올해 말부터 5년 이내에 화석연료 업체에 투자한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으며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석탄 생산회사에 대한 일부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석탄 화력발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시장의 압력에 노출돼 있다. 일본에서도 160조엔의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펀드(GPIF)가 지난해부터 1조5,000억엔을 책임투자원칙에 따라 운용하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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