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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밀어올린 자영업 대출, 600조 육박…1인당 3.5억꼴

부동산업 대출 2015년∼올해 상반기 평균 18.3%씩 늘어

2008∼2017년 아파트 투자수익률 주식보다 25.7%p 높아

서울 동부권 최대상권인 건대입구역 거리에 저녁시간인데도 행인들이 많지 않다./연합뉴스




자영업자 대출이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 600조원에 육박했다. 부동산 관련 규제가 느슨해진 2015년부터 부동산업 자영업자 대출은 매년 20%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2018년 9월)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은 59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549조2,000억원)보다 41조5,000억원 늘었다.

정부 대책으로 2017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했지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작년 14.4%, 올해 2분기는 15.6%로 여전히 두 자릿수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2014년 말 3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억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금융권별로 보면 은행 자영업자 대출이 407조7,000억원(69.0%), 비은행 대출은 183조원(31.0%)이다. 그러나 증가율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에서 컸다. 은행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9.7% 늘었으나 비은행 대출은 26.6% 나 늘었다.

올해 2분기에도 은행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12.9% 증가에 그친 반면 비은행은 22.2%나 불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를 이끈 주범은 부동산업이 지목된다. 자영업자 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에서 40.9%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업 대출은 증가속도에서 다른 업종도 압도했다. 2015년∼올해 2분기 사이 부동산업 자영업자 대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평균 18.3%였다. 이는 제조업(2.6%)의 7배, 도소매(6.3%)의 2.9배, 음식·숙박업(9.1%)의 2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자영업자 대출이 최근 들어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 임대업 수익률과 관련됐다는 해석이다. 2008∼2017년 누적 투자 수익률에서 아파트는 55.8%, 주택은 48.9%에 달했으나 코스피 상장 주식은 30.1%, 은행 정기예금(1∼2년) 36.3%에 그쳤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 부동산 자영업 대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고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사업자 대출로 우회 수요가 발생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기를 맞으며 자영업 창업이 늘어나 대출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 2014∼2017년 업종별 자영업자 창업률, 대출 증가율을 보면 창업률이 높은 업종일수록 대출 증가율이 높았다. 2015년 이후 기존 차주보다 신규차주의 대출 기여도가 확대했고 60대 이상 차주 비중이 2014년 말 20.7%에서 올해 2분기 말 24.2%로 상승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아직은 탄탄한 편에 속한다.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차주 중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자는 75.1%,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는 72.8%에 달했다. 가계대출의 고소득(64.1%), 고신용(69.7%) 차주 비중보다도 높았다. 국내은행에서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29%로 일반 가계대출(0.25%)보다 소폭 높았으나 중소법인대출 연체율(0.64%)을 밑돌았다.

그러나 자산, 소득과 견준 부채 규모는 확대하고 있고 부채 구조의 취약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총부채/총자산 비율은 27%, 금융부채/금융자산 비율은 110%로 2013년 이후 모두 상승세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 규모(LTI)도 점차 상승해 2017년 189%까지 올랐다. 특히 부동산업의 LTI는 338%에 달했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규모(DSR)는 42%로 상용근로자(28%)보다 높다.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대부업 대출 등 고금리 가계대출을 보유한 자영업 차주의 대출 규모는 2014년 말 12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1조3,000억원으로 뛰었다. 전체 자영업 대출 가운데 3.8%에서 4.3%로 확대했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이 아직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과다 채무 보유자, 음식·숙박·부동산업 등의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 상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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