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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3개에 1만원"…전통시장 상인·소비자 울상

사과 가격 작년 추석보다 40% 올라

단감·배 등도 기상이변에 물량 감소

16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추석을 앞두고 시민들이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 자연재해로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인과 소비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연합뉴스




충북 제천 중앙시장에서 추석 사과를 사려던 주부 김모(48)씨는 시장상인으로부터 사과 3∼4개의 가격이 1만 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제사상에 올리고 모처럼 함께 보이는 온 가족이 맛볼 수 있게 풍성하게 사고 싶었지만 넉넉지 않은 지갑 형편에 선뜻 원하는 만큼 집어 들 수 없었다. 김씨는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 사과 1개 사기도 부담스럽다. 명절 장보기가 겁이 날 지경”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명절 대목 특수를 누리고 싶은 상인들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시장에서 30년간 장사를 해온 한모(72)씨는 “상인들도 저렴하게 많이 팔고 싶지만, 올해는 워낙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커 산지에서 들어오는 물량 자체가 적은 편”이라며 “가격이 오른 배경을 설명해도 소비자들은 비싸다는 얘기만 하며 선뜻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추석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청주에서 판매되는 사과(홍로 상품·10개) 소매 가격은 지난해 추석 일주일 전 가격인 2만1,600원보다 38.8%나 오른 3만 원이다. 평년 가격인 2만2,767원과 비교해봐도 크게 오른 가격이다. 배(원황 상품·10개) 역시 지난해보다 오른 3만 원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냉해와 폭염, 폭우 등 잇따라 발생한 기상이변 탓에 과일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과일 예상 생산량을 비교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조사결과 사과는 15%, 배는 21%, 단감은 10%, 포도는 10%, 복숭아는 15%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본부는 추석 성수기 출하량이 작년보다 사과 14.4%, 배 9.2%, 단감 1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가격이 안정된 채소는 기상이변으로 품질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상인들은 푸념했다.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채소가게를 15년째 운영하는 정모(54)씨는 “날이 덥고 폭우 피해가 있어서 전반적으로 농산물 품질이 예년만 못하다”며 “좋은 품질을 선호하는 손님들은 시장에 나왔다가 그냥 돌아간다”고 말했다. 최경호 육거리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은 해마다 매출이 급격하게 줄고 있지만 특히 올해는 자연재해로 과일은 수확이 줄고 채소는 품질이 떨어져 사정이 더 좋지 않다”고 전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통시장들은 다양한 행사를 내세워 고객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충주 무학시장은 3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한 손님에 한해 설날 맞이 경품행사를 열고 있다. 정경모 무학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은 잘만 흥정하면 저렴하게 물건을 사갈 수 있는 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라며 “고유의 명절인 만큼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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