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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아웃도어로 신사업 도모하는 내비·블랙박스 업계

전자지도 데이터 축적해

'자율주행 지도' 만들고

블랙박스로 차선이탈 방지

자전거·오토바이용 블랙박스도

내비 하향세로 사업구조 개편했지만

신사업으로 시장 하향세 극복 시도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를 주로 취급하던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가 전장시장과 아웃도어 등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26일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에 따르면 팅크웨어(084730), 파인디지털(038950), 현대엠엔소프트 등은 전통적인 블랙박스·내비게이션 사업 외에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기타 디바이스 쪽으로 사업을 개편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고 수익 다각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완성차 업계의 침체로 불거진 불경기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블랙박스·내비게이션의 미래로 꼽히는 ADAS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ADAS다. ADAS란, 차량이 운전 중 발생하는 수많은 돌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운전자에게 전달하거나, 자동으로 차량 장비를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특히 ADAS는 기존의 내비게이션·블랙박스 사업과 연관성이 큰 미래 산업으로 지목된다. ADAS에선 차량 주변에 대한 공간 정보를 감지하는 게 관건인데,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는 각각 차도와 실시간 도로 정보를 시각화한다는 점에서 ADAS와 맞닿아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ADAS·자율주행 센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8,959억1,800만엔(약 8조8,700억원)에 달했으며, 2025년엔 2조9,958억엔(약 29조6,835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6월 17일 서울 영동대로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서 한 시민이 현대차 넥쏘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연합뉴스




내비게이션 사업에선 이때까지 쌓아온 전자지도 제작 노하우를 ADAS와 연결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전자지도에 수록돼 있는 각종 지형·차선·시설물 정보를 차량 주행에 적용하면, 지도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거라는 인식에서다. 이런 점에서 내비게이션 분야 ADAS 사업은 ‘도로 데이터 수집’으로 요약된다.

현대엠엔소프트는 ‘ADAS맵’이라는 ADAS 전용 전자지도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5년 동안 약 10만km의 왕복 2차선 이상 구간에 대해 도로 곡률, 경사도, 제한속도, 분기점 등을 담은 세부정보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이 ADAS 맵을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올뉴맵피’는 물론이고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EQ900과 아이오닉, 기아자동차의 신형 K9에도 적용했다.

특히 신형 K9의 경우 ADAS맵을 통해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이라는 반(半)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형 K9에 적용된 NSCC는 레벨 3 자율주행 직전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는 자율주행차의 발달 수준은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나눴는데, 이 중 ‘레벨 3’는 운전자가 직접 제어가 필요한 경우에만 자동차에 신호를 주고, 나머지 상황에선 자동차가 안전기능을 스스로 조절하는 단계를 뜻한다.

전자지도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는 맵퍼스는 ADAS 전자지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목적으로 2015년부터 3차원 ‘HAD맵(Highly Automated Driving Map·고정밀지도)’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차선, 도로 주변 지형, 도로표지판, 신호등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 정보를 HAD맵 데이터로 변환하는 ‘데이터 후가공(Post-Processing)’ 기술도 확보하고 있어, 올해 안으론 전국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5,500km 구간에 대해 HAD맵을 구축할 것으로 맵퍼스는 기대하고 있다. 팅크웨어도 지난해 증강현실(AR) 기술과 ADAS 기능을 포함한 ‘아이나비 X3’를 출시했다. 20km 이하 주행시 돌발상황을 감지해 운전자에 알려주는 ‘보행자인식경보’, 고속 주행 및 30km 이하 주행 시 발동하는 ‘전방추돌경보’를 탑재하고 있다.

블랙박스에도 ADAS 기술이 적극적으로 차용되고 있다. 전후방 추돌경보 외에도 차선이탈과 안전거리까지 안내하는 쪽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팅크웨어는 지난 7월 상용차 전용 블랙박스인 ‘아이나비 ADAS DS-1’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ADAS 장비 규격 시험을 통과하며 ADAS 의무화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토부가 지난해 길이 9m 이상 버스와 총 중량 20t 초과 트럭에 차선이탈경고(LDWS) 기능이 들어간 ADAS 장비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지원하는 ‘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 지원 사업’을 추진한 데 발을 맞춘 것이다. 파인디지털은 지난 1월 출발·전방추돌·차선이탈을 감지해 경고음을 내는 ADAS 기능을 탑재한 ‘파인뷰 LX1000’을 출시했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외장 GPS와 연결할 경우 기존에 출시된 대부분의 블랙박스 제품도 ADAS 기능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파인디지털의 ‘파인뷰 LX1000’./사진제공=파인디지털


◇아웃도어까지 진출하는 차량용 장비 업계

다른 시장을 발굴해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차량용 장비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외의 분야에 진출하거나, ‘자동차’라는 범주 안에서 특수 분야를 찾아 새 시장을 창출하려는 시도다.

최근 사업다각화 부문에서 가장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팅크웨어다. 지난 10일 아웃도어용 브랜드인 ‘아이나비 스포츠’의 첫 제품군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요약하면 ‘자전거·모터바이크를 위한 블랙박스’다. 이륜차·자전거 이용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이에 맞춰 자전거·모터바이크에도 고품질의 블랙박스를 제공하면 뚜렷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팅크웨어는 내다보고 있다.

가령 이날 출시된 자전거 전용 블랙박스 ‘아이나비 스포츠 TC-1’에는 전방 FHD 1채널 블랙박스로 전방 165도 광시야각, 완충 시 최대 7시간 연속녹화, 라이딩 혹은 정차 중 충격 시 녹화가 되는 ‘G 센서’, 메모리 용량 포화 시 오래된 영상부터 순차적으로 삭제하는 ‘루프코딩’, 실시간 위치확인 및 영상구현 등이 적용됐다. 루프코딩과 연속녹화는 차량용 블랙박스에도 탑재돼 있는 기능이다.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스포츠’ 제품군./사진제공=팅크웨어


파인디지털은 지난 2014년 GPS 기술을 활용한 골프 거리 측정기 ‘파인캐디’를 출시하며 아웃도어 시장 진출의 ‘선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파인디지털이 강조하는 사업다각화 영역은 ‘특수차량 시장’이다. 트럭 전용 내비게이션 ‘파인드라이브 몬스터7 트럭’을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맵퍼스의 화물차 전용 지도인 ‘아틀란 트럭2’를 탑재해 차량 높이, 중량, 통행시간 제한, 위험물 적재 여부 등을 미리 설정하면 알아서 경로를 안내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지난 21일에는 산업용 음향솔루션 기업 자브라(Zabra)와 업무협약을 맺어 특수차량 전용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채널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차량용 디바이스 업계가 ADAS 기술개발과 사업 다각화에 나선 건 ‘하향세’로 간주되고 있는 내비게이션·블랙박스 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블랙박스 중심으로 개편하고 현대엠엔소프트가 2016년부터 전자지도와 순정(현대·기아차) 내비게이션 분야에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정리하긴 했지만, 완성차 업계의 매출이 위축되는 등 여건이 좋지만은 않아 장기적인 신사업 추진이 절실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팅크웨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913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줄어들어 자동차 업계 불경기의 영향을 받았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저희 회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매출이 하락했다”며 “특히 B2B 블랙박스 매출액 감소폭이 시현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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