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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탈락' 가격 탓이라지만...정치적 이슈 작용한듯

美 훈련기 입찰 보잉-사브에 밀려

"한미 방위비 분담 등 영향" 분석

'T-50' 제3국 수출도 난항 예고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사업자 최종 입찰에서 탈락했다. KAI는 미국 최고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지만 경쟁사인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 입찰 탈락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한미 방위비 분담 등 한미 간에 정치적·군사적으로 민감한 요인들도 일부 작용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KAI는 이번 입찰에서 탈락하며 향후 제3국 수출에도 타격을 받는 등 만만찮은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공군은 27일(현지시간) 보잉과 사브 컨소시엄을 APT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92억달러(약 10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승인했다. APT 사업은 미 공군의 40년 이상 된 훈련기 T-38C 350대를 163억달러를 들여 교체하는 사업이다. KAI는 이번 입찰에서 한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T-50A를 제안했다. KAI는 이번 입찰 결과에 대해 “최저가 낙찰자 선정 방식에 따라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며 “록히드마틴과 협력해 전략적인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보잉사의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미 공군과 계약한 금액은 미국 정부가 추산한 APT 사업 규모의 77% 정도에 그친다.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입찰 탈락이 가격뿐 아니라 비가격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음에도 입찰에 실패한 것은 미국 정부의 정무적 판단이 개입했다는 관측이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수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입찰 결과 발표 직전인 지난 26일 유엔총회에서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아느냐. 우리가 그 돈을 모두 지불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KAI는 이번 입찰 실패로 수출전선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미 해군용 훈련기 추가 수주는 물론 제3국 수출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이 외면한 비싸고 성능이 떨어지는 훈련기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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