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개인실손보험의 위험보험료는 3조5,000억원, 발생손해액은 4조3,000억원으로 위험손해율(발생손해액/위험보험료)은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122.9%다.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수치지만 손해율이 100%를 넘긴다는 것은 가입자가 낸 돈보다 타가는 보험금이 더 많다는 것으로 그만큼 보험사가 손해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손해율은 116.6%로 전년 동기 대비 6.4%포인트 올랐다.
이번 상반기에도 높은 손해율을 기록한 보험사들은 정작 실손보험료를 기존 전망보다 낮은 수준으로 올리거나 깎아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9월 보험업계에 실손보험료를 6% 이상 깎으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점진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6.15% 줄었다는 논리에서다. 결과적으로 표준화 실손보험 보험료를 내년에 12~18%, 표준화 전 실손보험은 14~18% 올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각각 6~12%, 8~12% 수준으로 내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부터 판매된 이른바 ‘착한 실손보험’으로 불리는 신(新) 실손보험은 내년 보험료가 보험금지급 감소분(6.15%)과 비급여특약 제외 효과까지 더해 8.6% 내려갈 예정이다. 정부가 아직 신 실손보험 손해율은 77%로 낮은 편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표준화 실손보험 첫 판매 직후에는 손해율이 50~60%로 낮았지만 결국 100%를 웃돈 것”이라며 “적어도 3년은 지켜봐야 하는데 정부가 서두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신 실손보험 손해율은 판매 건수가 누적되면서 29.4%였다가 지난해 하반기 61.9%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77%가 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손해율이 높다고 발표했는데 보험료는 낮추라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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