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을 앞두고 축구 팬들이 설레고 있다. 수아레스와 카바니 등 슈퍼스타의 합류 소식에 6만 5,000여석에 달하는 좌석이 모두 팔렸다. 예매 시작 당일 매진은 15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이번 경기에 쏠린 축구 팬들의 관심을 짐작해볼 수 있다.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부터 시작된 축구 대표팀의 인기가 아이돌 스타 못지않다. 세계 정상급 팀을 상대로 안방에서 화끈한 승리를 거둬 모처럼의 상승세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축구가 재미있는 것은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예측 불허이고 새옹지마이기 때문이다. 대표팀도 지금의 인기가 격세지감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년 동안 무기력한 모습으로 지탄을 받아야만 했었다.
더불어 축구는 여러모로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다. 나아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살펴보면 세상 이치도 깨닫게 된다. 가장 단순하면서 원시적인 것 같은 스포츠에서 언제든 새로운 전술이 나타나 축구계의 판도를 바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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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타카로 대변되는 무적함대 스페인도, 영원히 카이저의 자리를 지킬 것만 같았던 전차군단 독일도 허무하게 무너져갔다. 반면 퇴물 소리를 듣던 프랑스는 네오 아트사커로 20년 만에 월드컵을 제패했다. 이것이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다. 더불어 축구와 기업, 인생 모두 영원한 강자와 굴곡 없는 영광은 없다는 교훈을 새삼 일깨운다.
최근 현대 축구의 흐름을 보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한 축구 격언이 떠오른다. 요즘 축구 전술의 핵심 키워드는 이른바 ‘빌드업(Build-up)’이다. 빌드업은 건물을 쌓듯 선수들이 수비에서 공격까지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적진으로 나아가는 전술의 과정을 말한다. 빌드업을 완성하려면 단 한 곳의 ‘구멍’도 허락되지 않을 정도로 선수 모두의 개인 역량과 완벽한 조직력이 갖춰져야 한다.
화려함보다는 기본기, 한 명의 스타보다 조직력의 팀이 위기에 강하고 꾸준한 기량을 보여준다. 그래서 최근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주목받는 위치가 풀백(수비수)이다. 축구 선수들의 인기도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로 ‘후방 이동’ 해오고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의 기업도 이와 같을 것이다. 기업이 존속하려면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는 직원과 묵묵히 조직을 지탱하는 직원이 적절히 어우러져야 한다. 기업은 협력과 조화, 각자의 본분을 다하는 구성원 덕분에 영속성을 지닐 수 있음을 축구에서 배운다. 어느덧 머리 희끗희끗한 인생의 후반기에 이르러, 기본에 충실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축구를 통해 돌이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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