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이 경기 침체, 공급과잉, 부동산 규제 등 트리플 악재에 짓눌리고 있다. 지역 경기 침체로 주택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공급 폭탄이 겹친데다 정부의 규제로 서울 쏠림 현상까지 심화되면서 사면초가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전국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집계한 결과 서울시는 15.8%, 경기도는 5.38% 상승한 반면 지방은 대구광역시를 제외한 대다수 행정구역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세부지역별로 보면 경상남도가 2.05% 내려 하락폭이 가장 컸다. 울산광역시 1.48%, 경상북도 1.39%, 부산광역시가 1.18% 떨어져 뒤를 이었으며 제주도(-0.67%), 충청남도(-0.47%), 충청북도(-0.29%), 전라북도(-0.19%), 강원도(-0.14%)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대구광역시가 3.46% 올랐고 상승세를 보인 광주광역시·대전광역시·세종특별시는 1%대 상승률에 그쳤다.
특히 부산광역시는 대부분의 구가 내림세를 보였다. 해운대구가 2.53% 급락했고 북구(-1.26%), 부산진구(-1.1%), 동래구(-1.08%), 중구(-0.99%), 연제구(-0.81%) 등도 하락했다. 오름세를 보인 곳은 동구가 유일했다. 울산광역시는 북구가 3.89% 하락한 것을 비롯해 5개 행정구역 모두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 아파트 입주 물량은 23만3,006가구로 전년(21만5,105가구)보다 8.32% 늘어났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지방의 경우 혁신도시 조성 등으로 입주물량이 과다한 상황인데 조선·철강 등 지역 기반산업 침체와 서울 쏠림 현상 지속으로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하락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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