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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美 내셔널 몰(National Mall)





1790년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포토맥강 북쪽 유역을 새 수도 부지로 정한 뒤 이듬해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피에르 샤를 랑팡에게 도시 설계를 의뢰했다. 랑팡은 바로크식 도시계획을 본보기로 삼아 광장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설계를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워싱턴DC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광장이 ‘내셔널 몰(National Mall)’이다. 길이 3㎞, 폭 483m에 달하는 거대한 직사각형 잔디광장인 내셔널 몰의 중앙에는 워싱턴DC의 가장 높은 건축물인 워싱턴기념탑(169.3m)이 우뚝 서 있다. 그 동쪽에는 연방의사당이, 서쪽에는 링컨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고 북쪽으로는 백악관과도 연결된다.

미국 수도의 한복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이 광장에서는 역사적인 집회와 시위가 열리기도 한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로 시작하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그 유명한 연설이 있었던 곳이 바로 이 광장이다. 1963년 8월28일 서른네 살의 지도자 킹은 포토맥 강가에 자리 잡은 링컨기념관 발코니에서 25만명의 시민들에게 인종과 종교를 떠나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2011년 9월 뉴욕에서 시작된 반(反)월가 시위가 이듬해 워싱턴으로 확산됐을 때 거점 역할을 한 곳도 내셔널 몰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의사당 앞 광장에 모여 1% 엘리트만을 위한 의회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일자리 창출과 의회·자본의 유착 중단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1994년 10월 개봉된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군대에서 제대한 다음 여자친구인 제니와 재회한 것도 이 광장에서 열린 베트남전 반대집회에서였다.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셔널 몰을 비롯한 워싱턴DC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집회와 시위를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 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미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청(NPS)은 백악관 북쪽 인도와 내셔널 몰에서 사전허가 없는 시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시위규정 변경 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은 미국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그 어떤 가치보다 우위에 두는 미국 정부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위 규제를 강행할지 두고 볼 일이다. /오철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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