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의 여파가 중국 내 실물경제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비자물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 확대와 함께 소비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일반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국 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중국의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2.3%)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중국의 월간 CPI 상승률은 4월 이후 1%대를 유지하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7월부터 3개월 연속 2%대를 넘어섰고 상승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식품과 에너지 물가 상승폭이 컸다. 특히 식품류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의 최대 요인으로 지목됐다. 식품류 가운데 신선채소(14.6%), 양고기(11.1%), 과일(10.2%), 계란(7.1%), 가금류(4.4%) 등의 오름폭이 컸다. 국제유가 오름세 및 미국산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로 교통·통신료도 2.8%가 올랐다.
이와 함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기 대비 3.6% 올랐다. 9월은 전월(4.1%)보다 둔화됐는데 시장에서는 오히려 국내 수요 감소를 반영하는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산층의 소비위축도 가시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중산층 소비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들은 되레 자녀 사교육비 지출 등으로 다른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0.85% 하락한 2,546.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지수는 지난 2월 고점 대비 29% 이상 폭락한 상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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