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세계를 해석하고 의미를 찾기위해 필요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을 포함한 NBIC(나노·바이오·정보·인지과학) 기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으로 자칫 인간에 대한 탐구가 약해질까 우려되는 시기입니다. 인간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지 않으면 과학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오는 15일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제 3강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를 그리는 두가지 비전과 그 사례들’을 주제로 강연을 할 이종관(사진)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를 최근 만났다. 그는 강연에서 기술의 발전에 따라 등장하게 될 기기와 상품 그리고 도시건축 등의 모습을 두 가지 비전으로 구분해 조망할 예정이다. 인간을 중심에 둘 때와 배제할 때 인류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비교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정독도서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포스코와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 2회 퇴근길인문학수업’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일상에 지친 직장인과 일반 시민을 위한 자기계발과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교수는 “뇌과학 연구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이제 본격화하고 있지만 아직 인간의 뇌는 미지의 세계이다. 그런데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뇌를 닮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은 역부족일 뿐 아니라 인간을 배제한 채 기능과 성능의 효율 향상에 사활을 걸게 된다”면서 “기술과 상품의 작동원리를 기능과 성능에 초점을 맞춘다면 성능지향주의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철학이 필요하며 이번 강의에서는 인간 탐구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철학과 교수로 서지학적인 탐구와 더불어 철학이 동시대 사회에 과학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깊다. 그래서일까 건교부 산하 미래주거연구위원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포럼 교육과학부 등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이번 강의의 주제에 대해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라기보다 비전의 영역으로 어떠한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은 달라진다”면서 “따라서 미래로 향한 길은 인간의 학문, 즉 인문학적 성찰과 함께 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알파고의 아바타가 되어야 할지, 자신의 두뇌를 알파고로 대체한 포스트휴먼으로 살아야 할지의 기로에 서 있는 인간의 판단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달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기술주도적 미래연구와 미래비전을 인문학적으로 승화시켜 인간중심의 미래를 구상하는 노력의 가치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면서 강의내용을 소개했다.
한편 총 5강으로 진행되는 제 2회 퇴근길인문학수업은 오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정독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청은 무료이며 서울시교육청 에버러닝(www.everlearning.sen.go.kr)으로 접속하거나 정독도서관 독서문화진흥과(02-2011-5772~4)로 전화신청도 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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