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 마지막 라운드가 될 수도 있다. 모든 걸 쏟아붓겠다.”
집념의 ‘아이언맨’ 이정환(27·PXG)이 ‘3개 홀 드라마’를 연출하며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환은 11일 경기 안성의 골프존카운티 안성H 골프장(파70·6,87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골프존·DYB교육 투어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 이성호(31)와 정지호(34·이상 5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시즌 최종전의 주인공이 됐다. 정확한 아이언 샷이 장기라 ‘아이언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지난해 6월 카이도 골든V1 오픈 이후 1년5개월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이성호와 공동 선두에 오른 이정환은 “이번 시즌 뒤 군에 입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2번홀(파4)에서 아웃오브바운즈(OB)를 내 더블보기를 범해 출발이 좋지 않았다. 승부는 16번부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4타 차까지 뒤진 이정환은 16번홀(파3) 버디로 역전의 신호탄을 쐈다. 순항하던 이성호는 생애 첫 승이 눈앞에 다가오자 긴장한 듯했다. 17번홀(파5)에서 이정환이 버디, 이성호는 보기를 해 어느새 1타 차로 좁혀졌다. 마지막 18번홀(파4). 이성호가 두 번째 샷을 그린 위 홀 먼 곳에 볼을 올리자 이정환은 아이언 샷을 홀 1m에 붙였다. 이성호가 긴 버디 퍼트를 길게 친 뒤 파 퍼트마저 놓쳤고 이정환이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우승상금은 1억원. 경기 후 이정환은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은 1타 지고 있던 상황이어서 공격적으로 치자고 생각했는데 잘 됐다”면서 “올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끝까지 참아낸 끝에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성호는 올해 두 차례 등 통산 4번째 준우승을 보탰다.
제네시스 대상(MVP)은 이형준(26·웰컴저축은행)에게 돌아갔다.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한 이형준은 합계 5오버파 27위에 머물렀지만 대상 포인트 랭킹 1위를 지켰다. 포인트 랭킹 2위 박효원(31·박승철헤어스튜디오)은 공동 38위(9오버파)로 마쳐 역전에 실패했다. 이형준은 1억원의 별도 보너스와 5년간의 KPGA 투어 출전권, 내년 유럽 투어 출전권, 제네시스 승용차 등 푸짐한 ‘전리품’을 챙겼다.
이번 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17개 대회 전 경기 컷을 통과하고 준우승 두 차례 등 꾸준한 플레이를 펼친 이형준(통산 4승)은 “시즌 전부터 목표로 잡았던 대상 수상을 이루게 돼 스스로에게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아들도 태어났고 동아회원권 부산오픈에서 큰 홀인원 상품(1억3,000만원 상당)도 받았고 대상까지 받는 등 우승 빼곤 다 했다. 굉장히 행복한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한편 일본 투어 대회 참가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은 박상현(35·동아제약)이 일찌감치 상금왕(7억9,006만원)을 확정했고 신인상은 공동 5위 두 차례 등으로 활약한 함정우(24)가 차지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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