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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정크푸드·야식 즐기다간 ‘인슐린 공장’ 과로사”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30대 한국인 췌장 서양인보다 12% 작고

인슐린 분비능 36% 낮아 당뇨병에 취약

식사량 줄이고 양질 단백질 비중 높여야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30대 한국인의 췌장은 같은 체격의 서양인보다 12% 작아 당뇨병 발생에 가장 중요한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능이 36.5% 떨어집니다. 게다가 자가용을 타고 다니거나 버스·지하철 이용으로 과거보다 활동량이 줄었는데 식사량은 많아져 가뜩이나 작은 췌장이 혹사 당하다 일찍 ‘과로사’해 당뇨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30대 성인의 췌장에 침착된 지방의 양이 서양인보다 23% 많아 염증유발 물질 등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작업환경이 안 좋고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췌장의 부피를 측정하고 췌장 내 지방함량,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능, 당 대사능을 측정해 국제학술지 ‘당뇨병·비만·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서양인은 오래 전부터 고지방·고단백 식사를 해와 췌장이 크고 기능도 발달돼 있다. 반면 한국인은 농경민족의 유산으로 췌장이 상대적으로 작다. 자동차 엔진에 비유하면 서양인은 6기통, 한국인은 4기통이이서 체격이 비슷해도 췌장의 일처리 능력이 다르다.



하지만 최근 소득 증가와 대중교통의 발달, 식생활의 서구화로 식사량과 칼로리 섭취량은 늘어난 반면 활동량은 줄어 비만 등 대사질환자가 늘고 있다.

임 교수는 “따라서 식사량을 줄이되 아침식사를 하고 에너지 이용률이 떨어지는 정크푸드·탄산음료, 불필요한 디저트 등을 피하는 게 췌장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췌장에 큰 부담을 주는 음식으로는 설탕·과당 등 단순당이 잔뜩 들어간 탄산음료·과일주스·초콜릿 드링크와 캐러멜 커피·카푸치노·카페라떼, 포화지방산이 많은 감자튀김·아이스크림·라면·케이크 등을 꼽았다. 반면 햄버거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했다.



대신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섭취 비중은 늘리는 게 좋다”고 했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는 췌장의 3~5%를 차지하는 작은 조직이다. ‘중노동’에 시달리다 일찍 파괴되면 재생되지 않아 지방이 그 자리를 채운다. 쉴 시간도 주고 스트레스를 덜 줘야 일찍 과로사하지 않고 오랫동안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툭하면 과식·야식을 하고 밤 늦게까지 술·게임을 즐긴다면 췌장 베타세포의 과로사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임 교수는 “당뇨병에 안 걸리려면 어려서부터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줄이는 등 식사조절과 운동을 통해 베타세포가 들어갈 자리에 지방이 아닌 실질 베타세포로 꽉 채워지게, 튼튼하게 키워놓아야 한다”며 “밤에 잠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즐겨먹는 밥·빵 등 탄수화물, 설탕·꿀 같은 당류를 먹으면 몸 속에서 소화작용을 거쳐 포도당 형태로 분해돼 뇌·근육·지방 등 포도당이 필요한 조직에서 중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 혈당을 정상범위 내로 조절한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 간에서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고 근육·지방 같은 말초조직에서 포도당 사용을 증가시켜 정상혈당을 유지한다. 반대로 혈당이 낮아지면 글루카곤이 간에서 새로운 포도당을 생산하도록 자극한다.

이 같은 포도당 대사에 이상이 생겨 일어나는 대사질환이 당뇨병으로 고혈당이 특징이다. 제2형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고 그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 간·말초조직에서의 포도당 사용능력(인슐린 감수성)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발병할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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