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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갈림길 선 국민연금개혁]수익률 0.1%P 올리면 고갈 1년늦춰...인재수혈, 주식·대체투자 비중 높여야

기금운용 성과 어떻게 키우나

과도한 책임 부여로 운용 제약

본부이전따른 처우개선도 필요







‘0.1%포인트=1년.’

지난 8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4차 재정추계를 하면서 내놓은 결과다. 다른 기준이 똑같을 경우 기금투자 수익률이 0.1%포인트 오르면 예상 고갈 시점이 오는 2057년(-124조원)에서 2058년(-281조원)으로 1년 늦어진다는 뜻이다. 지난 2015년 감사원은 기금운용 수익률이 2%포인트 떨어지면 적자발생과 소진 시점이 각각 6년, 9년 앞당겨진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1%포인트에 5년이라고 본다. 수익률만 올려도 기금 고갈을 막고 보험료 인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입자도 정부도 모두가 부담 없는 방안이다.

물론 수익률을 높이는 게 쉽지는 않다. 현재 국민연금 적립금은 635조원이다. 0.1%포인트라고 해도 1년에 약 6,300억원을 더 벌어야 한다. 1%포인트면 무려 6조3,000억원가량이다. 중립 시나리오 기준으로 따지면 2041년 적립금이 1,778조원인데 이때는 각각 1조7,000억원과 17조7,000억원이다.

하지만 이번 추계에서 우리나라의 실질경제성장률 전망은 △2021~2030년 2.3% △2031~2040년 1.4% △2041~2050년 1.0% △2051~2060년 0.8%로 주저앉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채권투자 비중은 무려 67.4%다. 향후 수익률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여력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올 상반기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0.9%로 추정된다. 일본 공적연기금(GPIF)의 -1.9%보다는 높지만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의 1.2%보다 낮고 캐나다 공적연기금(CPPIB)의 6.6%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는 주식 같은 투자자산 비중 때문이다. CPPIB의 주식투자 비중은 평균 59.1%이고 CalPERS는 48.6%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을 더하면 39% 수준이다.

반면 채권은 국민연금이 50.4%로 CPPIB(17.4%)나 CalPERS(30.8%)보다 높다. 리스크가 있지만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운용 비중이 낮고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들어가 있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이는 근본적으로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제한하는 요소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고 대체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국내 채권만 지난해 말 현재 전체(1,834조원)의 약 15.8%여서 향후 대규모 매각 시 시장혼란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 노후자산을 다루는 만큼 최대한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면서도 “앞으로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률이 높은 사업에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단기성과 평가와 책임추궁이다. 국민연금도 중장기적으로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스스로 움츠러든다는 게 전·현직 연금공단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정건의 성과만 따지기보다 종합적인 평가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장기연금 운용에 따른 책임을 단기로 물으니 자산운용에 제약을 받게 된다”며 “이익을 내는 건도 있고 손실을 내는 건도 있기 때문에 이를 평균적으로 해서 봐야 하며 이에 대한 중장기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에 따른 처우개선도 필수다. 지난해 3월 전주로 이전한 기금운용본부의 퇴사자는 2015년 10명에서 지난해 27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투자자의 본부 방문자 수도 3,353명에서 1,448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지방 이전에 따라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파격적인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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