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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평범한 미덕의 공동체] 무엇이 '보통사람'을 움직이게 하는가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지음, 원더박스 펴냄





“무엇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인류역사는 한편으로는 투쟁의 역사다. 투쟁은 곧잘 핏빛 전쟁으로 비화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인간들이 목숨을 잃었다. 대개는 하층민이었다. 오랜 기간 인류역사가 투쟁의 역사로 얼룩지면서 인류는 새로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인류구원의 역사다. 정확히 말하면 무엇으로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역사다.

이 절대적 작업의 명확한 흔적을 인류 역사서에 남긴 첫 번째 인간은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였다. 20세기 초반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카네기는 맨해튼 91번가 자택에서 성직자 여러 명을 만나 교계평화연합에 200만달러를 유증하기로 약속했다. 인류투쟁의 동력원으로 종교를 지목했던 그는 종교 간의 대화를 촉진해 세계평화를 진작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윤리적 대화가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카네기의 믿음은 어찌 보면 순진했다. 그가 유증을 약속했던 시점으로부터 불과 수개월 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100년이 흐른 지금도 전 세계 각지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카네기의 노력이 그저 물거품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카네기가 없었다면 국제연맹은 출범하지 못했고 유엔은 설 자리가 없었다. 카네기의 꿈은 100년이 흐른 지금 세계의 중심이라 평가 받는 뉴욕 이스트 64번가에 카네기국제문제윤리위원회라는 외형으로 제 자리를 잡고 있다.

‘평범한 미덕의 공동체’는 카네기가 인류에게 남긴 선물인 이 조직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윤리가 어떻게 하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지를 들여다보는 보고서다. 통역자와 연구원, 저자인 마이클 이그나티에프로 구성된 ‘카네기팀’은 21세기 도덕적 세계화가 어떤 모습인지를 찾아내기 위해 3년에 걸쳐 4개 대륙을 탐방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시도다. 초다양화 도시인 뉴욕에서는 세계적 도시에서 도덕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1992년 폭동으로 민낯이 드러난 LA에서는 다시 일어선 재건의 힘을, 내전이 일상화된 보스니아에서는 관용과 화해가 가능할지를 탐색한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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