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비뇨암센터는 지난 2일 국내 처음으로 로봇 부분신장절제술 1,000례를 달성했다. 신장암(콩팥암) 뿐만 아니라 전립선암·방광암·신우암 등 지난해 700건 이상의 로봇 수술을 시행했을 정도로 수술 경험이 풍부하다.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삼성암병원이 지난 3월 2011~2015년 암 치료를 받은 원격전이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을 발표했는데 신장암은 42.5%로 국내 평균의 3.2배나 됐다. 전립선암은 78.2%로 국내 평균의 1.8배였다.
로봇 부분신장절제술은 초기 신장암 환자에서 수술에 따른 신장 기능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빠른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혈관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장은 수술 중 대량 출혈 위험성이 큰 탓에 숙련된 의사만 집도할 수 있다. 후복막강을 이용하는 로봇수술의 경우 복강 내 수술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수술이 이뤄지므로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전성수 센터장은 “센터의 5년 암 재발율이 1% 미만”이라며 “신장을 남겨두는 치료법인 만큼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암 재발 우려를 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 부분신장절제술을 주도하고 있는 서성일 비뇨의학과 교수는 “더욱 많은 신장암 환자들이 암의 완전한 치료와 신장 기능의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센터는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방광적출술 등에서도 국내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근치적 방광적출술이란 방광암이 방광 근육 조직을 침범하였거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재발과 진행 위험이 높을 때 시행하는 수술이다. 방광을 포함해 남자는 전립선과 정낭을, 여자는 자궁·난소·난관까지 적출할 정도로 광범위한 수술이 이뤄지며 방광적출술 후 소장을 이용한 요로전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비뇨기암 수술 중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정병창 비뇨의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까다로운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로봇으로 하려면 더욱 세밀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환자에게는 이득이 많다”고 했다. 또 “방광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을 하고 하루 2.5리터 이상의 수분과 충분한 섬유소 섭취, 저지방식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센터는 수술이 힘든 신장암 환자의 경우 종양 크기와 개수가 4㎝, 4개 미만이면 ‘고주파 열치료’로 재발까지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2010~2015년 수술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신장암 환자 51명에게 고주파 열치료를 한 결과 49명(96%)에게서 2년 동안 신장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이 치료법은 암 부위에 고주파 열치료 바늘을 삽입한 뒤 고주파 열로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신장 기능의 감소를 최소화해 여러 개의 암이 발생하는 환자에게도 치료를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합병증 없이 종양 부위만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절개부위가 없고 통증도 적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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