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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혹한기 훈련은 하고 계시나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대한민국에서 군대생활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극한의 인내를 요구하는 군대훈련의 ‘끝판왕’으로 혹한기 훈련을 손꼽는 데 큰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혹한기 훈련은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생존하는 극한의 훈련이다.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최악의 날씨를 버텨내면서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 대단히 어려운 과업이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단련하지 않는다면 달성하기 어렵다. 동서양의 전쟁사를 살펴보면 적군이 아니라 동장군에게 무릎 꿇은 전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혹한기 훈련이 힘들지만 중요한 이유를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혹한기 훈련의 중요성은 경제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훈련으로 단련된 체력이 있으면 추위에 대한 내성은 크게 달라진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는 혹한기 훈련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북극한파가 몰아치는 전장으로 투입돼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엄청나게 참혹한 결과를 고통스럽게 경험했다. 한편 외환위기의 실전을 통해 단련된 체력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는 2008년의 맹추위를 성공적으로 버텨낸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위기의 10년 주기설에 매몰될 이유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우리 경제에 또다시 겨울이 찾아오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소비와 투자의 부진이 만성화돼 가고 있고 실업률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을 달성하는 것도 힘겨울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다가올 겨울을 제대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혹한기 훈련이 필요해 보인다. 혹한기 훈련의 중심은 방한 장비의 점검과 더불어 추위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데 둬야 할 것이다. 동상의 위험이 큰 부분에 대해 피돌기를 좋게 만드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구조조정에 민간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체계를 개편하고 가계부채의 관리를 위해 정부와 통화당국이 예방적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인 단기자금 시장에 대한 인프라 정비도 과감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경제체온 유지를 위한 체력강화에 시장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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