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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삼성, 허리 숙여 사과···“사업장 위험 완벽히 관리 못했다”

김기남 사장 사과문 “고통받은 근로자·가족에 진심으로 사과”

공식 사과 이어 중재안 이행 계획 발표…11년 분쟁 마무리

지원보상위원장 김지형 변호사…“2028년까지 차질 없는 보상”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3일 이른바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 관련, 조속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작업장 관리 등이 부족했던 데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인 김기남 사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았는데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면서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병으로 고통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직원과 가족에게 사과하는 대목에서 잠시 연단 옆으로 나와 허리를 숙여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 때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왼쪽)가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운데)의 중재로 피해자 한혜경씨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사장은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안 논의는 제3의 독립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하기로 했으며 위원장은 지평의 김지형 대표변호사가 맡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지원보상위원장이 정하는 세부 사항에 따라 2028년까지 보상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자산업을 비롯한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출연하고, 이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하기로 했다. 이로써 백혈병 등의 질환을 반도체·LCD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11년간 이어진 양측의 분쟁이 일단락됐다.

앞서 지난 1일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는 보상 범위와 액수 등을 담은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피해자 대변 시민단체 ‘반올림’에 각각 전했다. 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 이후 반도체·LCD 생산라인에서 1년 이상 근무한 현직자와 퇴직자 전원이다. 또 보상액은 근무장소, 근속 기간, 질병 중증도 등을 고려해 산정하며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5,000만원으로 각각 결정됐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협약을 축하하면서 산업안전보건 차원에서 예방 및 피해자 발견 시스템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안경덕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이날 협약식에서 대독한 인사말에서 “마침 이번에 안전보건 발전기금을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해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등을 건립할 수 있게 합의해주셨다 들었다”며 “정부를 믿고 막중한 임무를 맡겨 주신 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반올림 피해자 여러분의 숭고한 뜻에 어긋나지 않게 기금이 쓰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우원식·한정애·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의당 이정미 대표·심상정 의원 등도 협약식에 참석했다. 심 의원은 축사를 통해 “개인적으로 지난 19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서 유가족 및 반올림과 함께 백혈병 문제 해결촉구 결의안을 추진하며 중재를 통한 해결을 제안 드렸는데, 그것이 오늘 합의의 작은 출발점이 됐음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더 이상 제2의 황유미 씨, 황상기 아버님을 만들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삼성을 단지 거대한 기업이 아닌 존경받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길 또한 삼성 스스로 공동체의 법과 제도, 원칙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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