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독립보다 경제 택한 대만...탈중국화 급제동

■與 민진당 지방선거 참패

중국 군사력 과시 등 전방위 압력

정부 무능 겹치며 민심 돌아서

핵심 텃밭 가오슝과 타이중 내줘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지난 24일 저녁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민진당 주석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타이베이=AFP연합뉴스




대만 국민들이 이름뿐인 독립보다 경제와 안정을 선택했다. 지난 2년간 차이잉원 대만 정부의 탈중국화에 대한 중국 측의 전방위적 압박과 함께 정치·경제적 무능이 대만인들의 민심을 돌아서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했던 중국은 일단 안도했다.

25일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4일 치러진 전국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중국국민당이 22곳의 현·시장 자리 중 15개를 차지한 반면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은 6곳을 얻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지방선거 때 민진당이 13곳, 국민당이 6곳을 각각 얻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현·시장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들의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당이 48.8%로 39.2%에 그친 민진당을 크게 앞섰다. 특히 민진당은 핵심 텃밭이었던 가오슝과 타이중을 국민당에 내주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국민당은 이번 선거 승리로 오는 2020년 대선에서 4년 만에 집권당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대만 청년실업률이 9년 연속 10%를 넘어서는 등 국민들이 경제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국민당은 친서민 행보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8월부터 홀로 우산을 쓴 채 양복바지를 걷어 올리고 침수 현장을 누볐던 한궈위 가오슝시장 당선자는 이른바 ‘한류(韓流)’를 불러일으키며 국민당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대만 정치연구소 유안타폴라리스의 그라티아나 정 선임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가 2020년(대선에서) 차이 총통에게 상당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국민투표에서도 민진당은 타격을 받았다. 10개 항목의 찬반 국민투표에서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을 포함한 국제행사 때 그동안 사용했던 ‘차이니스타이베이’ 대신 ‘대만(Taiwan)’으로 명칭을 변경하자는 내용의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대한 전체 유권자 중 찬성 비율은 24.11%에 그쳐 가결 기준(25%)을 넘기지 못했다. 이는 2016년 정권교체에 성공한 차이 총통의 대표적 ‘탈중국화’ 노력으로 꼽힌 안건이다. 하지만 실속 없이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만 악화시키는 명칭 변경에 대만인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반면 차이 정부의 주요 정책이었던 탈원전은 야권에서 제출한 폐기안이 국민투표에서 가결되며 무능한 에너지 정책에 경고장을 날린 셈이 됐다.

대만 연합보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중앙정부를 향한 유권자의 분노가 표출되면서 여당표가 유실됐다”며 “민진당이 반성하지 않으면 2020년에 더 큰 패배를 맛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은 야당의 승리로 ‘독립’을 원하지 않는 민심이 표출됐다며 이번 선거를 반기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있는 중국은 대만의 탈중국화를 막기 위해 군사력 과시 등 직접적인 압력 외에도 인터넷으로 여론을 조작한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마샤오광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경제 개선을 바라는 대만 민중의 염원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