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이 끝나면서 2018시즌 한국·미국·일본 여자프로골프 투어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정은(22)과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 안선주(31)는 한미일 투어 상금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정은은 상금퀸 2연패를 달성했고 쭈타누깐은 2년 만에 상금 여왕 자리를 되찾았다. 안선주는 2010년과 2011년, 2014년에 이어 일본에서만 벌써 4차례나 상금퀸에 이름을 올렸다.
돈이 곧 선수 가치를 대변하는 프로스포츠에서 누가 얼마를 벌었느냐는 언제나 화젯거리다. 상금으로만 이정은은 9억5,764만1,447원을, 쭈타누깐은 274만3,949달러(약 30억9,819만원)를 벌어들였다. 안선주는 1억8,078만4,885엔(약 18억249만원)을 챙겼다. 이정은은 메이저대회 우승으로만 2승을 올렸고 쭈타누깐은 메이저 1승을 포함해 3승, 안선주는 메이저 우승 없이 5승을 기록했다. 승수 등 성적이 조금씩 다르기는 해도 상금퀸들의 상금만 비교해봐도 각 투어의 전반적인 상금 규모를 알 수 있다.
골프 클럽으로 휘두르거나 퍼트하는 한 번의 스트로크, 그러니까 1타당 상금도 쭈타누깐, 안선주, 이정은 순일까. 쭈타누깐의 시즌 총 타수는 7,358타다. 타당 상금으로 따지면 372달러(약 41만9,000원)다. 한 번 스윙하거나 퍼트할 때마다 약 42만원씩을 가져간 셈이다. 5,982타를 기록한 안선주는 타당 상금이 3만221엔(약 30만원)이다. 이정은은 매치플레이 방식이라 타수 확인이 어려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의 기록을 제외하면 총 3,281타를 쳤다. 타당 약 29만원을 벌었다. 타당 상금도 미국-일본-한국 상금퀸 순으로 나타났지만 이정은은 안선주와 거의 맞먹는 수치를 찍었다. 우승상금이 3억5,000만원으로 가장 큰 한화 클래식과 역시 2억원의 두둑한 상금을 주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이따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나가느라 국내 대회는 17개만 뛰고도 이정은은 많은 돈을 벌었다. 쭈타누깐은 28개, 안선주는 27개 대회를 뛰었다.
각 투어의 상금랭킹 톱10이 가져간 돈은 미국이 1,515만6,197달러(약 171억원), 일본은 10억7,566만7,420엔(약 107억2,700만원), 한국은 68억3,846만9,990원이다. 각 투어 상금 톱10의 평균 나이를 따져보면 미국은 23.7세, 일본은 25.9세, 한국은 22.2세다. 톱10 중 미국과 한국은 30대 선수가 1명도 없었다. 특히 한국은 톱10 중 25세 이상이 장하나 1명뿐일 정도로 어린 선수들의 득세가 뚜렷했다. 코스가 점점 길어져 장타의 중요성이 커지고 대회 수 증가로 체력이 성적과 비례하게 되면서 ‘노장’의 기준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1위 안선주(31), 2위 신지애(30), 6위 황아름(31)을 포함해 30대 선수가 톱10 중 4명이나 됐다. 이지희는 39세의 나이에도 상금 19위로 건재를 과시했다. 한국 선수들을 제외해도 일본 투어에는 우에다 모모코(32), 아리무라 지에(31) 등 30대나 20대 후반 선수들이 드물지 않다. 국내 선수들이 일본 진출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도 롱런이 가능한 환경과 분위기가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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