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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체험기 라이프까톡]롯데리조트 속초, 쪽빛 바다 보며 워터파크·노천풀

저녁엔 루프탑서 칵테일

롯데리조트속초 전경./사진제공=롯데리조트




롯데리조트속초의 워터파크 전경./사진제공=롯데리조트


지난해 여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동해안 주요 관광지가 서울에서 한결 가까운 곳이 됐다. 과거 대관령 터널이 뚫리며 서울~강릉 구간이 자동차 기준 3시간 남짓 거리로 가까워졌듯, 양양·속초도 크게 막히지 않으면 2시간 30분 내외로 단축됐다. 이에 발맞춰 많은 호텔·리조트가 새롭게 생겨나거나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거치며 찾아오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양양 죽도해변은 서핑비치로드 조성을 추진할 정도로 일대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늦가을 롯데리조트 속초가 눈에 띈 것은 솔직히 워터파크 때문. 규모로는 역시 지척인 설악 워터피아가 더 크지만, 바다가 고픈 어른과 물놀이면 불평이 사라지는 아이들이 고루 즐거운 가족여행을 위한 선택이다. 물론 바다 쪽으로 돌출된 지형인데다, 강릉 씨마크호텔이 그렇듯 약간 지대가 높은 언덕 입지라 시야를 가리지 않는 탁 트인 전망에 대한 궁금함도 컸다.

최근 찾아간 롯데리조트 속초는 통상 해변 비수기인 11월 중순 임에도 주말이라 체크인에만 30분여가 소요될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 역시 사람들 생각은 대개 비슷한 법이다. 도착하면서부터 수영장을 외쳤던 아이들은 객실에 짐을 던져놓고 바로 실내 워터파크로 달려가 꼬박 3시간여를 정신없이 놀았다. 쌀쌀한 늦가을 날씨에 전체 3,600여 평 중 실내 650평 정도만 이용 가능했지만, 1.2m 파도풀과 105m 유수풀, 키즈풀 정도로도 연신 즐거워했다.

솔직히 SNS상에서 많이 봤던 650평 규모의 인피니티풀에 들어가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그래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노천풀과 사우나는 충분히 위로가 됐다. 등 뒤 호텔 외에는 사방 가리는 것 없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속초 바다, 따뜻한 물 속에서 코끝으로 싸늘한 공기를 느끼며 어둑해져가는 해안선을 바라보는 여유가 각별했다.



겨울이 목전인 만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제한적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못 본 물 분사식(멀티노즐 워터젯) 롤러코스터인 ‘로켓 블라스터’도 타볼만 했다. 시속 22㎞로 203m 길이의 코스를 2분 안에 통과하는 속도감은 물과 레일, 낙차를 함께 이용하는 다른 워터파크 시설과 느낌이 좀 달랐다.

9층 높이의 호텔·리조트 건물이 자리 잡은 전체 대지면적이 7만여 ㎡에, 호텔 173실·콘도 219실 등 총 392실의 대규모 리조트인 만큼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하 1층에는 계열사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와 앤제리너스커피, 세븐일레븐 등과 함께 노래방·오락실·기념품 점도 갖춰져 있다. 체크아웃으로 마음이 급한 아침에는 1층 뷔페식당이나 로비 카페에서 간단히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고, 하루가 끝난 저녁이라면 9층에 위치한 ‘루프탑 9’ 바를 찾아가 칵테일이나 와인을 즐겨도 좋다.

하지만 차로 5~10분만 나오면 시내이고 또 바닷가인 만큼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인근 대포항·장사항에서는 신선한 모듬회·물회·생선구이 등을 취급하는 식당이 즐비하고, 속초항 옆 아바이마을에서 먹는 토종순대나 국밥도 별미다. 입맛 따라 찾을 법한 웬만한 식당은 서울만은 못할지 몰라도 가까이 시내에 대체로 갖춰져 있다.

참고로 이번에 묵은 객실은 속초해수욕장과 속초항, 조도가 보이는 북쪽 전망의 호텔 주니어 패밀리 스위트룸. 더블침대 2개, 4명이 묵을 수 있고 거실과 화장실 2개를 끼고 있는 객실로, 이제 문을 연 지 1년이 조금 넘은 만큼 여전히 갓 오픈한 느낌이다. 북향에 가까운 만큼 일출·일몰 전망은 기대할 수 없지만, 속초의 명물 영금정까지 이어지는 해안선이 시원하게 뻗어 나간다. 낮에는 바다에 정신이 팔려 묻혔던 해안선이 밤에는 기대 이상의 시내 야경과 검은 바다 위 등대·부표와 함께 빛났다. 문득 동해안에 시내와 바다 야경이 이렇듯 한눈에 보이는 호텔이 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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