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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전대통령 장례식 엄수…전현직 대통령 한자리에

아들 부시, 추도사 중 울먹…텍사스에서 부인·딸 옆에 영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향년 94세로 타계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립성당에서 치러졌다.

이번 장례식은 200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11년 만에 국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식은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1시 15분께 끝났다.

고인의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우리에게 그는 천 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었다”고 그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고인의 유해는 미 정부 관례에 따라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지난 사흘간 안치됐던 미 의사당에서 국립성당으로 운구됐다. 성당 내에서 총 9명의 팀으로 이뤄진 군인들이 관을 운구할 때는 해군 장성 및 대령 등 고위장교 13명이 관 뒤를 함께 걸었다. 고인은 2차 대전 당시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던 전쟁 영웅이기도 하다.

장례식장 맨 앞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자리 잡았다.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거쳐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했던 딕 체니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전·현직 고위 관료들도 함께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폴 라이언 하원의장,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도 총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옆 자리의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와는 악수를 나눴지만 그 옆에 앉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자신의 2016년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는 악수를 교환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입장한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와 악수한 뒤 유족석으로 향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존 메이저 전 총리,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왕과 라니아 여왕,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바티칸은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타계를 애도했다고 전했다. 정부 조문사절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고인에게 바치는 조사(弔詞)는 4명이 낭독했다. 부시 전기를 집필한 역사학자 존 미첨을 시작으로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에 이어 마지막에 고인의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나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아버지는 낙관적인 태도로 자녀들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게 했다”면서 부친과의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말미에 부친에 대해 “최고의 아버지”라고 말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잠시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내 고개를 들고 울먹이며 “아버지는 로빈을 안고 어머니의 손을 다시 잡고 있을 것”이라며 추도사를 끝마쳤다. 로빈은 3세 때 백혈병으로 숨진 여동생이며 모친 바버라 부시 여사는 지난 4월 별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모든 예식이 매우 부시같았다(Bush-like)”면서 국가 지도자들과 양당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장례식의 장엄함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었지만 야당 등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타협할 줄 아는 온건 노선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장례식이 끝난 뒤 고인의 시신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했으며 ‘스페셜 에어 미션 41’로 이름붙여진 ‘에어포스원’에 실려 장지인 텍사스로 향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후 텍사스 휴스턴에 도착해 세인트 마틴 성공회 교회에 6일 오전까지 안치된다. 이곳에서는 추도식이 열린다. 이어 6일 오후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H.W. 부시 도서관·기념관 부지에 묻힌 부인과 딸 곁에 안장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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