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회계연도 국방예산 축소를 요청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입장을 번복해 오히려 국방부 측의 요구를 상회하는 수준의 국방예산 증액을 희망하고 있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국방부에 2020 회계연도 예산을 7,000억달러(약 785조원) 수준에서 짤 것을 주문했으나 이를 7,500억달러 수준으로 증액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방부 지도부가 요구해온 것보다도 120억달러나 많은 것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 5% 감축 방안을 밝히면서 지난주에는 트위터를 통해 7,160억달러 수준의 현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정신 나간 것’이라고 질타했었다. 그는 그러나 지난주 백악관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상ㆍ하원 군사위원장 등과 만난 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앞서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과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기고를 통해 국방비 삭감은 ‘위험스러운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국방예산 삭감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급속도로 군사력을 현대화하면서 사이버 방어, 우주, 전자전, 미사일 방어, 대(對)잠수함전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가 위협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행정부 관리는 CNN에 “대통령이 국방전략과 지속적인 군 재건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인호프, 손베리 위원장의 지지 아래 7,500억달러 규모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7,500억달러 국방예산은 공식 발표되지는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7,330억달러를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안’으로 일단 7,500억달러를 제시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끊임없이 생각을 바꾸고 있는 점도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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