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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경매 20년史 보니] 취향, 구상서 추상으로…시장규모 1,000배↑

1998년 오지호 '향원정' 3,500만원
올핸 김환기作 85억 최고가 낙찰
경매사, 홍콩 등 진출 외연 확대
국내미술 국제 입지 업그레이드

[한국 미술경매 20년史 보니] 취향, 구상서 추상으로…시장규모 1,000배↑

1998년 10월 25일, 국내 최초의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로 첫걸음을 내디딘 서울옥션(063170)은 그해 최고가 작품으로 한국적 인상주의 미술의 개척자 오지호의 ‘향원정’을 3,500만원에 팔았다. 1998년 경매거래 총액은 약 1억7,900만원에 불과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올해 5월, 서울옥션 홍콩세일에서 김환기의 1972년작 붉은색조 전면점화 ‘3-II-72 #220’이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인 85억원에 거래됐다.

서울경제신문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을 토대로 ‘한국 미술경매 20년사’를 돌아봤다. 서울옥션을 필두로 한 미술경매시장은 2005년 문을 연 케이옥션의 등장으로 양강구도를 그리며 활력을 더했고 홍콩진출 등 외연을 확장했으며 아이옥션·칸옥션 등 군소 경매회사의 등장을 이끌었다.

◇시장규모 1,000배 성장=지난 20년간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은 대략 1,000배 가까이 규모를 키웠다. 서울옥션이 첫 경매를 시작한 1998년의 거래 총액은 2억원이 채 안 됐으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1999년에는 24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기반을 닦았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던 경매시장은 2005년 케이옥션의 등장으로 거침없는 확장기에 접어들었다. 주식시장의 활황 등 경제상황이 미술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해 2007년에는 거래총액이 1,856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뉴욕발 금융위기 등 국내외 악재 때문에 급격히 위축됐고 일각에서는 젊은 작가 등 미술품 가격형성의 거품 등을 반성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미술시장은 2014년 들어 1970년대에 등장한 단색조의 추상화 경향인 ‘단색화’가 해외 미술계에서 인기를 얻으며 다시금 활력을 찾았다. 이에 2016년에는 경매시장 전체 규모가 1,894억원까지 성장했다. 연간 시장규모의 추이를 보면 국내 미술시장이 대략 10년의 주기로 절정의 호황기를 갖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한편 지난 2008년 서울옥션의 홍콩진출과 함께 케이옥션도 홍콩시장에서 경매를 진행하며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려 애썼고 대만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컬렉터들에게 한국미술을 소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서울옥션은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해외시장에서 채울 정도로 국제적 인지도를 쌓았다.

◇취향의 변화…구상에서 추상으로=지난 20년간 미술품 수요자들의 취향은 구상미술에서 추상 쪽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였으며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고미술에 대한 관심도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인 1998년 경매에서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 그림은 인상파 화풍의 풍경화인 오지호의 ‘향원정’이었다. 이듬해에는 박수근의 ‘집골목’(이하 낙찰가 1억9,800만원), 유영국의 ‘산’(1억원), 장욱진의 ‘시골집’(6,600만원) 등이 그 해 최고가로 팔리는 등 구체적 형상이 있는 그림이 인기였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이상범의 6폭 병풍(1억400만원), 4계산수(1억2,000만원), 귀려(1억3,500만원) 등 한국화도 당시 시장규모 대비 고가에 거래됐다. 하지만 한국화는 점차 서양화 혹은 해외미술에 밀리는 경향을 보였고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200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박수근·이중섭이 경매시장의 투톱이었지만 위작사건 이후 위축된 반면 이우환·김환기 등의 추상미술이 급성장했다. 이는 아파트 등 주거환경의 변화와 세대교체로 인한 미감의 변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환기 작품의 경우 ‘여인과 달항아리’ ‘항아리와 매화’ 등 반(半)구상의 서정적 회화가 인기였으나 최근 들어 전면점화 등 추상미술이 각광 받았고 ‘단색화’ 열풍까지 가세해 다섯 번 이상 경매시장 기록을 갈아치우며 85억원의 최고가를 세우게 됐다. 미술시장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술품 재거래(Resale)의 공개시장을 형성하고 그 투자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라는 점에서 경매의 기여가 컸다”면서 “미술관·갤러리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해외미술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미술사적 가치와 시장성이 결코 다른 게 아니라 동행한다는 사실, 고가 작품의 수요는 계속 커진다는 소비의 고급화 등을 확인시킨 것도 경매의 역할이었다”고 평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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