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8년 한국의 사회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님 노후는 주로 누가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족’이라고 답한 비율은 26.7%에 그쳤다. 지난 2008년 조사 때는 이 비율이 40.7%였다.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같은 기간 11.9%에서 19.4%로 크게 늘었다. 반면 ‘가족과 정부·사회가 함께해야 한다’는 답변이 2008년 42.6%에서 올해 48.3%로 크게 상승했다. 이영욱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장기요양보험 확대 등의 정책 변화가 이러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노년층에 대한 부양 부담을 가정과 정부가 나눠 가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사는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도 10년 전 27.6%에서 23.7%로 낮아졌다. 반면 혼자 살거나 부부끼리만 사는 비율이 66.8%에서 72%로 늘었다.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도 ‘재가(在家)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집에 살겠다’는 노년층 응답이 57.6%로 절반을 넘었다. ‘노인요양시설에 들어가겠다’가 31.9%였고 ‘배우자나 자녀, 형제자매와 함께 살겠다(10.3%)’는 소수에 그쳤다. 사망 시 화장(火葬)을 희망하는 노인 비율도 2008년 45.6%에 그쳤던 데서 올해는 71.5%까지 늘었다.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은 8.9%에 머물러 10년 전보다 13.2%포인트나 줄었다. 죽음에 구체적으로 대비하는 노인층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은 “부모 세대에서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면서 “이러한 가치관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가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자 가구의 연간 총소득(2016년 기준)은 1,826만원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생활비(2013~2016년)는 98만원이었고 ‘내 집’을 가진 은퇴자 가구의 생활비(111만원)가 그렇지 않은 가구 생활비(71만원)보다 1.5배가량 많았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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