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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 사막의 장미는 누구를 위해 피는가

강도호 주오만대사

오만 도로사업 등 성공적 수행

한국기업 미래 협력 지평 넓혀

경제성장 오만과 공동번영 열려

중동 평화에도 서광 비춰지길





오늘도 모스크 새벽기도가 울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막의 태양이 떠오르면서 하루가 시작된다. 사막의 이슬을 먹고 자라는 전갈처럼 이슬람의 굳은 신앙으로 수천 년간 사막의 도전을 이겨내온 중동인들에게는 그저 일상에 불과하지만…태양의 이글거림에 한국인에게는 구슬땀이 또 맺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올해 오만 방문 시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 내 900만 인도인들이 매년 송금해오는 350억달러가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동남아시아의 화교들처럼 아프리카·중동과 인도양 연안에는 인도인들의 뿌리가 깊다. 이들 인도 및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삶이 바로 지난 1970~1980년대 우리 선배 세대의 헌신적인 삶 자체가 아닐까. 오늘날 우리 기업들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현지의 제3국인들이 고된 노동을 대신해 수만에 달하는 한인 커뮤니티는 사라졌지만 오만과 중동의 산업 다변화, 경제 발전,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 우리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오만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제3위 해외건설 수주국이자 제3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국이다. 최근 우리 국회의장과 국무총리의 오만 방문은 오만의 국가 발전전략과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굳건한 신뢰의 동반자로 환영을 받았으며 우리 현장 기업인과 교민에게 크나큰 힘을 보태줬다.

걸프만과 홍해의 길목에 이르는 호르무즈해협과 바브엘만데브해협, 중동과 아프리카·인도양을 향해 뻗은 오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동북아시아의 한국만큼 더욱 힘을 발휘해갈 것이다. 우리와 천년 역사를 공유한 신드바드의 후예 오만인들은 대한민국과 함께 도처에 ‘21세기 오아시스’를 만들면서 대륙과 해양국가로의 전통과 위상을 부활시켜가고 있다.



오만, 멀고도 가까운 이웃이다. 한때 원양어선이 머물렀고 이제 삼성과 LG의 가전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오만 선박의 60% 가 한국 조선사에서 건조돼 뜨거운 바다에 띄워진다. 현대·기아차가 도로를 누비고 있으며 우리의 국산 건설장비는 오만, 아니 중동 건설현장 곳곳에서 보인다. 우리의 도전정신과 좋은 상품, 파트너십이 한국 밖에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한글과 한국 문화 선생님들, 민간 태권도 교관, 오만 기항 청해부대 장병들의 심장은 태양만큼 뜨겁다.

오만의 두쿰 경제특구는 바로 오만의 미래 청사진으로 중동 최대의 산업 및 로지스틱스 허브로의 성장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오만 전 해안과 내륙에서 석유화학, 담수 및 발전, 도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으며 두쿰에서도 오만 최초의 수리조선소(Drydock)에 이어 오만 최대의 정유공장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계속해 석유화학 산업은 물론이고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과학기술 및 인적자원개발(HRD) 협력 등의 분야에서 미래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혀나가고 있다. 우리 기업인들의 열정이자 자부심이다.

사막의 장미는 누구를 위해 피는가. 이름 모를 수많은 사막의 장미들이 대한민국을 향해 피고 진다. 그들의 노력과 성공이 너무나 자주 우리 경제 성장의 엔진이 돼오지 않았던가. 또 실패와 아픔도 있다. 신기섭 시인의 ‘수부의 깊은 잠(“사막의 장미석” 중)’은 중동 건설현장에서 산화한 장미를 추모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2019년 GCC 국가 중 오만에 대해 5%대의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예측했다. 중동 전체가 지난 수년간의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 유가 회복, 산업 다변화 및 구조조정 노력에 힘입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회복해나가고 있다. 한국과 오만 그리고 중동 간 공동 번영의 길이 다시 활짝 열리면서 하루빨리 중동평화에 서광이 비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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