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경장벽 비용 문제로 의회가 예산안 처리에 실패해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지 23일(현지시간)로 이틀째를 맞았다. 워싱턴포스트(WP)와 유에스에이투데이,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예산 지원이 중단된 9개 연방 부처와 소속 기관 업무가 중단됐지만, 주말과 크리스마스 연휴(24~25일)가 이어져 당장 큰 영향은 체감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성탄 연휴가 끝나는 26일 연방정부 업무를 재개하면 셧다운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등 9개 부처와 10여개 기관, 국립공원 등이 이번 셧다운의 영향을 받는다. 9월 말 국방부 등 일부 부처에 대해서는 1년 치 예산을 반영하는 등 연방 예산의 75%가량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미 언론은 전체 210만 명의 연방 공무원 가운데 약 80만 명이 셧다운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정부 기관의 4분의 1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연방정부 직원의 약 15%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방·치안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공공 안전에 직결되는 필수 공무를 위해 80만 명 가운데 42만 명은 업무를 계속한다. 필수 공무원이 아닌 약 38만 명은 무급 휴가에 들어간다.
국토안보부는 직원 24만 5,000명 중 대부분인 21만3,000명이 필수 공무 담당이다. 세관국경보호국(CBP), 이민세관단속국(ICE), 교통안전청(TSA), 해안경비대 등이 해당한다. 주택도시개발부의 경우 7,500명의 직원 중 343명만이 업무를 보게 된다. 약 1,000명은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일하도록 호출될 수 있다. 교통부는 직원 5만5,000명 중 2만4,000명이 휴가에 들어간다. 연방항공청이나 고속도로 담당 부서는 업무를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직원을 최소화해 운영된다. NPS는 가능한 한 많은 시민이 공원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공원의 폐쇄는 불가피하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즈버그 국립공원, 텍사스주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도서관과 박물관, 아칸소주의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과 박물관 등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애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니언, 유타주의 아치스·브라이스 캐니언·자이언 국립공원 등은 주 정부 차원에서 계속 운영된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도 계속 개방된다.
대통령실(EOP)도 직원 1,800명 중 약 1,100명이 휴가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WP는 “NPS가 운영하는 워싱턴DC의 백악관 방문객센터도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WP는 이날 “워싱턴DC에서는 셧다운의 영향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거의 모든 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푸드트럭도 평소처럼 영업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WP는 “다음 주까지 셧다운이 계속되면 그 영향은 훨씬 더 광범위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이는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퇴직 계좌와 기금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낡은 스타일이지만 오직 장벽만이 효과가 있다”면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도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앞으로 며칠 동안은 상황의 빠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셧다운 상황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화당 소속인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셧다운과 관련, “대통령이 원한다면 국경장벽 자금 지원을 둘러싼 지금의 싸움을 쉽게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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