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문화 · 스포츠  >  라이프

[休-도자기의 고향 이천]흙과 불, 장인의 魂을 만나다

1980년대 형성된 사기막골 도예촌
줄지어 늘어선 도자기 공방·매장에
예술가 숨결·개성 담긴 작품들 가득
외국관광객들 반드시 들르는 명소로
10년간 752억 들여 만든 예스파크
자기外 금속공예·조소 등 어우러져
이천의 또다른 명물 세계도자센터
3월까지 단장 끝내고 4월 개장 예정

  • 나윤석 기자
  • 2019-01-09 17:30:28
  • 라이프
[休-도자기의 고향 이천]흙과 불, 장인의 魂을 만나다
대한민국 도예명장인 최인규 선생이 도자기를 빚고 있다.

경기도 이천은 ‘쌀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자 문화의 메카’이기도 하다. 이천의 대표적인 도자공예 마을인 ‘사기막골 도예촌’에 가면 장인의 섬세한 손길로 빚은 아름다운 도자기들을 만날 수 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이천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비옥한 땅에서 자란 쌀의 고소한 맛 대신 도자 문화의 정수를 확인하기로 마음먹고 짐을 꾸렸다.

오랜만에 나선 여행길의 첫 번째 일정으로 잡은 것은 대한민국의 도자기 명장인 벽옥 최인규(65) 선생과의 만남이었다. 그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면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이천이 꽃 피운 도자 문화를 일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최 선생이 이천에 터를 처음 잡았을 때만 해도 도예 공방은 모두 합해 10곳이 채 안 됐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분업화가 되지 않았고 공방 한 곳에서 여러 가지를 모두 해결하는 구조였지만 점차 가마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도자기가 잘 팔리고 공방 숫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불현듯 찾은 객이건만 최 선생은 도자기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는지 기쁘게 맞으며 지난 얘기를 들려주었다. “서울공고 요업과 졸업 후 해강 유근형 선생 밑에서 일을 했는데 그때만 해도 청자를 빚는 일에 끌리지는 않았어요. 해강 선생님이 얼마나 훌륭한 분이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군 복무를 할 때 ‘고려청자를 끝까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대 후 그런 결심을 굳히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서 이천으로 돌아왔어요. 그다음부터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도예를 배웠어요. 주변 사람들로부터 조금씩 인정받게 됐고 해강 선생님 문하에서 30년을 보냈지요. 내가 쓰는 작업장은 1991년에 지어서 독립한 거예요.” 그런 그에게 도예의 여러 분야 중에 하필 청자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섬세하고 세련된 맛 때문이다. 해강 선생도 평생을 청자만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休-도자기의 고향 이천]흙과 불, 장인의 魂을 만나다
이천시가 총사업비 752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예스파크’ 전경.

최 선생이 어깨를 으쓱하며 자부심을 내비치는 이천 도예문화의 영화(榮華)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사기막골 도예촌’이다. 도자기 장인들의 공방과 매장이 줄지어 늘어선 이곳은 지난 1980년대에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후 ‘88 올림픽’을 전후해 일본인들이 몰리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 도예촌에는 50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으며 이 가운데 4~5곳은 직접 가마를 운영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예술가들의 개성과 혼이 담긴 작품으로 가득한 도예촌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반드시 들르는 명소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사기막골에서 30년째 다기(茶器) 전문점 ‘향토빛’을 운영하고 있는 최선희 대표는 “이천이 도자 문화의 도시로 유명해지면서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평일에는 소매업자들이 물건을 사러 몰려온다”고 설명했다.

[休-도자기의 고향 이천]흙과 불, 장인의 魂을 만나다
사기막골 다기(茶器) 전문점인 ‘향토빛’의 내부 모습. 이천은 국내 도자 콘텐츠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천 도자 문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예스파크’다. 이천시가 2008년 도자 특구로 지정해 10년 동안 총사업비 752억원을 투입해 만든 예스파크는 주력 콘텐츠인 도자기 외에 금속공예·조소·가죽·퀼트 등이 함께 어우러진 국내 최대의 도자 예술촌이다. 전시·주거·판매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복합시설로 파주의 헤이리 예술 마을과 비슷한 형태다. 신철 예스파크 대표위원회 부대표는 “도자기 공방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를 금속공예와 조소 공방 등이 채우고 있다”며 “일반 부지와 상가 부지에는 37동 규모의 카페촌이 조성될 예정이며 호텔 부지도 확정돼 있어 체험과 구매·숙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도예 단지로 탄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구상의 일환으로 예스파크는 지난해 봄·가을에 두 차례의 축제를 치렀다. 4월 초~5월 중순에는 ‘꽃과 도자기’라는 콘셉트로 지역 작가와 입주 작가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진행했고, 가을 축제는 10월에 진행해 대성황을 이뤘다. 이밖에 가마마을·사부작길·회랑로·별마을 등 4개 마을이 각자 진행하는 별도의 축제도 따로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도자재단이 운영하는 이천의 또 다른 명물인 ‘이천세계도자센터’는 오는 3월까지 재단장을 끝내고 4월 개장할 예정이다. /글·사진(이천)=우현석객원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