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술집에 가자며 여성 접대부까지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사무국 직원 등 5명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9일까지 7박 10일 동안 미국과 캐나다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나흘째인 12월 23일 박종철 의원은 버스에서 가이드 A씨를 주먹으로 폭행했다.
이야기가 커지자 박종철 의원은 “서로 네가 맞나 안 맞나 이러다가 기억에는 내가 때린 건 아니고 손톱으로 긁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MBC가 당시 관광버스 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박종철 의원이 가이드에게 두 차례 주먹을 휘둘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함께 A씨는 권도식 의원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을 안내해달라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 의원이 보도를 불러달라고 했다. 버스 안팎에서 여러번 그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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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식 의원은 9일 한겨례에 “궁금한 것이 많아서 ‘여기도 한국처럼 노래방이나 가요주점 문화가 있느냐’, ‘도우미도 거기 있느냐’고 한 번 질문한 것이 전부였다”며 “노래방 가면 눈도 어둡고(해서 도우미가) 책자에 있는 번호도 찾아주니, 그런 의도로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래방에 가면 눈이 어두우니 도우미를 통해 책자에 있는 번호를 찾으려 했다’는 해명에 대해 인터넷 상에서는 맹렬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는 물론 예천군청과 예천군의회 홈페이지는 의원들의 행위를 비판하는 글로 자유게시판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박종철 의원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부의장직에서 사퇴할 것이며 자유한국당에서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국외연수에 참가했던 의원들과 공무원들은 연수 비용을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혔으나 비판 여론은 전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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