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의 한 은행이 대낮에 무장 강도들의 습격을 받아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은행은 프랑스 대통령의 거처인 엘리제궁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있어 경찰의 순찰이 빈번한 곳임에도 범인들이 세 시간 넘게 아무 ‘방해’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LCI방송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파리의 밀레 은행 샹젤리제 지점에 복면을 쓴 무장괴한 네 명이 들이닥쳤다.
강도들은 은행 직원들이 막 출근해 영업점의 문을 여는 시점에 총기를 들이대고 위협해 은행에 함께 들어와 은행원들을 결박했다. 한 직원에게는 조끼를 입혀주고는 폭탄이 설치돼있으니 움직이지 말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강도들은 은행의 금고실을 연 뒤 30여 개의 개인금고를 부수고는 안에 있던 금품을 싹쓸이해 달아났다. 강도들이 떠난 시간은 정오께였다. 이들은 은행 출입문 밖에 ‘공사 중’이라고 적힌 표지판까지 세워 놓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피해 액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밀레 은행(옛 바클레이스 프랑스)이 부유층을 상대로 한 프라이빗 뱅킹 영업을 하는 곳인 만큼 피해 액수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곳은 프랑스 대통령의 관저 겸 집무실인 엘리제궁에서 불과 200m가량밖에 떨어지지 않아 평소 경비가 매우 삼엄한 지역이다. 인근 상인은 AFP통신에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경찰이 갑자기 들이닥치고 나서야 옆의 은행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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