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8일(현지시간) 금융사기 등 혐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중 협상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기소 대상은 화웨이와 홍콩의 위장회사인 ‘스카이콤 테크’(Skycom Tech) 및 미국 현지의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비롯한 2개 관계회사와 이미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 부회장 등이다.
이번 기소는 뉴욕주 검찰당국과 워싱턴주 대배심에 의해 각각 이뤄졌다. 뉴욕주 검찰은 화웨이와 2개의 관계회사, 멍 부회장을 대상으로 은행 사기 등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고자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워싱턴주 대배심은 화웨이를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사업 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0개 혐의로 기소했다. T모바일은 지난 2014년 화웨이와 미국에 기반을 둔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고소한 바 있다.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사람의 손가락을 흉내 내고 스마트폰을 테스트하는 ‘태피’(Tappy)라는 로봇 공장을 방문해 로봇 기술을 훔쳤다는 것이다.
특히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절차로 보인다. 캐나다는 지난달 1일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한 바 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이란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보석으로 일단 석방되어 캐나다 내에서 가택연금 된 상태다. 또 미국은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것이라고 이미 밝히기도 했다.
이날 화웨이와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오는 30일부터 미 워싱턴DC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인다. 그런 만큼 이번 기소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고도로 계산된 미국의 의중이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기소에 대해 미국 기업들은 물론 동맹국들에도 화웨이의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강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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