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노원구 상계동까지 약 60㎞ 구간을 시속 180㎞로 폭주한 만취운전자를 30분간 추격한 끝에 붙잡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A(35)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상습 음주운전 및 난폭운전 혐의로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8일 오후11시30분께 청담동 영동대교 남단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위해 검문 중인 경찰을 보고 도주를 시작했다. A씨는 성수대교에서 동부간선도로로 진입해 노원구 상계동까지 약 60㎞ 거리를 30분간 달아났으며 정지명령도 무시한 채 최대시속 180㎞로 난폭운전을 했다.
A씨를 붙잡는 데는 경찰과 시민 간 공조가 빛을 발했다. 경찰은 순찰차 3대를 동원해 A씨를 뒤쫓다 동부간선도로 노원교 부근에서 용의차량 앞에서 나란히 주행하던 차량을 발견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감속 요청 방송을 듣고 속도를 줄였고 A씨의 차량은 공사용 방호벽을 들이받고 순찰차를 충격하면서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순찰차 앞부분이 크게 부서지고 차에 타고 있던 경관 1명이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사고 이후에도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10분간 버티다 경찰관 3명에게 끌려 하차했고 현장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85%의 만취 상태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마침 앞서 진행하던 시민들이 나란히 속도를 줄여줘 용의 차량을 감속시키고 검거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이미 4회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점과 정지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하면서 난폭운전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한 점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해 이날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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