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비위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특감반원(수사관)이 자신을 비판한 청와대 및 여당 정치인들을 고소했다.
31일 김 수사관은 이날 오후 2시경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남양주시병 지역위원장을 모욕죄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김 수사관은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윤 전 수석 등 여권 실세들이 공익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저에게 무자비한 언어폭력을 했다”며 “사과하면 받아들이고 용서하겠다고 얘기하고 시간도 충분히 줬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꾸라지, 꼴뚜기 등으로 비하하는 모욕 내용이 방송에 공개돼 전 국민에게 전파됐고, 그로 인해 나와 가족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특히 어머니는 방송을 본 직후 앓아누워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전 수석은 지난달 15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김 수사관을 두고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비판하면서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사관에 이어 신 전 사무관이 현 정부의 비위 의혹을 제기하자 두 사람을 묶어서 비판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같은 달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수사관을 두고 “미꾸라지도 안 되는 것 같다. 범죄혐의자이고 피라미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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