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낸 지 이틀 만에 다시 운전대를 잡아 비난을 받았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98)이 운전면허를 결국 포기했다고 AFP, dpa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킹엄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필립공이 장고 끝에 운전면허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고령의 필립공은 지난달 왕실 별장 샌드링엄 하우스 인근 교차로에서 맞은편에 오던 차량과 충돌해 자신이 몰던 차가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를 냈다.
상대 운전자(28)는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고 동승자(45)는 손목이 골절됐다. 뒷좌석에 함께 타고 있던 9개월 아이는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당시 필립공과 상대 운전자 모두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으며, 필립공은 “햇빛에 눈이 부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필립공은 사고 발생 이틀 만에 안전벨트도 매지 않은 채 다시 운전대를 잡아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현지 경찰은 필립공 사건을 검찰에 넘겼으며, 검찰은 필립공이 운전면허를 포기한 점을 참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필립공의 교통사고로 영국에서는 노인 운전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영국 교통법에 따르면 70세 이상의 운전자는 의료 검진을 받아야 면허를 연장할 수 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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