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의 소비 증가율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제 연휴의 소비동향은 한해 경기 전망의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당국의 경제운용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춘제 연휴기간 중 소매·음식업 매출이 1조50억위안(약 16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춘제 소비 증가율이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0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춘제 연휴기간의 소비 증가율이 10.2%였고 연간 증가율은 9.0%를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연간 소비 증가율이 7%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춘제 소비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 부문의 경우 올해 국내 지출이 5,139억위안으로 전년 비 8.2% 증가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의 12.6%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영화 박스오피스 수입도 58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춘제 기간에는 박스오피스 증가율이 60%를 넘었다. 소매지출에서도 그나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2% 늘어나 호조를 보였지만 백화점 등 오프라인 쇼핑은 뒷걸음질을 쳤다.
춘제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소비증가율 8% 선을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경제의 감속 분위기가 전반적인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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